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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04:23, 택배 아저씨의 소리

chapter01. 그들의 소리가 있기에 나는 내일에 잠들기에..







새벽 4시 23분


유난히 잠이 안 오는 그런 날이었던거 같다.


가족들은 자고 있길래 간지러운 몸을 샤위로 씻기고 싶었으나 


그냥 내버려두고 



조심조심 어제의 흔적을 지워낸다.



잠결에 들 때 현관문 앞 탁 상자가 놓아지는 소리가 들린다.

그와 동시에 핸드폰 벨소리가 복도에서 울려 퍼졌다.



길게 울리는데도 받지 않으시는 것 같았다.



순간 알았다.


탁배 아저씨였다.



조용히 


새벽에 부지런히 


우리의 간절함을 배달하는 그는


정작 그를 기다리는 누군가의 간절함에는 응답하시지 않으셨다.




간절함을 기다리는 이들의 밤을 깨고 싶지 않았던 

아저씨의 마음이었을까.



나는 낮에 취업 포트폴리오를 위해 

믹스 커피를 3봉을 타 마셔버렸더니 잠이 안 들기도 했고


또,


취준생이라는 마음의 짐, 더 잘 하고 싶다는 나의 욕심이

겹쳐져 잠이 안 오는 그런 날이었다.




택배 아저씨의 소리를 들으며



나는 새벽의 소망을 배달하는 그들에게

고마움과 성찰을 한다.



때로는 우리의 고민을 잠재우는 방법은

누군가의 꾸준한 흔적일 수 있다.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고 밤잠을 설치기도 하며

고요한 새벽에 졸린 눈을 비비며 임무를 수행하기에



분명, 누군가의 마음의 짐은 위로가 될 것이다.



택배 아저씨의 소리는 멀어져 가며





그와 동시에 나의 마음도 떠오르는 그런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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