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눈 아기 코끼리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

오늘 들려 들릴 이야기는 아프리카의 사바나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보름달이 아름답게 악어가 깊이 잠든 강가를 비추고 있던 어느 밤,

한 어미 코끼리는 아이를 출산 중이었습니다.

아기 코끼리가 태어나는 일인 만큼

코끼리 가족은 주위를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인간의 눈에는 코끼리 때가 한 코끼리를 둘러싸고 있는 진귀한 풍경이며,

보름달이 하늘 위에서 악어가 잠든 강가를 비추고 있으니

아름다운 진경으로 볼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코끼리들에게는 긴장되고 초조한 밤이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아기 코끼리가 태어나게 됩니다.


코끼리 가족들과 엄마 코끼리의 지극한 보살핌 덕에

아기 코끼리는 건강하고 활기차게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아기 코끼리는 반짝반짝 빛이 나는 조약돌을 보게 됩니다.

처음 보는 조약돌인 탓에 아기 코끼리는 엄마 코끼리에게

가져가서 보여줍니다.


"엄마, 이게 뭐예요?"


아기 코끼리가 들고 온 반짝반짝 빛이 나는 조약돌을 보던

엄마 코끼리는 표정이 굳어졌습니다.


"왜요? 엄마?"


엄마 코끼리는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하늘이 아름다운 이유가 뭔지 아니?"


"하늘은 이쁜 하늘색에 구름들을 갖고 있으니까요?"


그러더니 엄마 코끼리는 말했습니다.


"하늘이 아름다운 이유는 때로는 어둡고, 밝고, 노을도 지고, 비가 내리고, 매일 보는 달의 표정도,

구름의 모습도 다르기 때문이란다."


"네가 갖고 온 빛이 나는 이 조약돌은 다이아몬드라는 것이란다. 우리는 이 다이아몬드로

많은 식구들을 잃었단다. 인간들은 이 다이아몬드를 위해서라면 우리가 다치는 건 신경도 쓰지 않거든.

얘야, 진정한 아름다움은 이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저 하늘이란다. 너무 이런 다이아몬드들을

좋아하지 마렴."


"네, 엄마"


아기 코끼리는 저녁이 되고 하늘과 자신이 갖고 온 조약돌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어려서일까요? 아기 코끼리는 자신의 앞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는 조약돌, 다이아몬드가 너무 좋았습니다.

요리조리 이목 조목 비벼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눈에다 대 보았습니다.


그 순간,


"아기 코끼리야, 너는 내가 좋아?"


아기 코끼리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누구야?"


목소리는 또 들려왔습니다.


"너 앞에 있는 나야, 다이아몬드"


아기 코끼리는 자신의 앞에 있는 다이아몬드에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우와, 너 말도 하는구나. 웅, 나는 네가 참 아름다운 거 같아. 별빛이든 햇빛이든 그 아래에서 빛이 나니까."


다이아몬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렇구나. 맞아 나는 아름다워. 내가 지금 보고 있는 너도 빛나고 있는 거 아니? 너도 아름답단다."


아기코끼리는 자신을 보고 다시 말했습니다.

"진짜? 지금 나는 흙이 묻은 회색 코끼리인데... 네가 날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다이아는

"그럼, 나를 눈에다 대보고 호숫가에 비친 너의 모습을 바라보렴."


아기 코끼리는 주위에 쿨쿨 거리며 자고 있는 가족들의 눈치를 살피고 조용히

초승달이 비치는 호수에 다가가 자신의 모습을 다이아몬드를 통해 보았습니다.


한쪽은 회색 코끼리 자신의 모습이었지만,

다이아몬드로 보고 있는 한쪽은 여러 개의 파편으로 비쳤고, 다양한 우아한 색깔로

빛이 나는 자신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기 코끼리는 그런 자신의 모습이 좋아 종종 다이아몬드를 들고

어두운 밤 호숫가에 가서 자신의 다른 모습을 보곤 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아기 코끼리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아기 코끼리는 그때까지도 다이아몬드들을 모아 왔고,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그 다이아몬드들을 볼 때마다 아기 코끼리도 다이아몬드 자신을 보는 거처럼

그 모습대로 자신을 보고 싶었습니다.


"엄마, 나는 아름다운 나의 모습을 보고 싶어요."


그러더니 엄마 코끼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얘야, 너는 이 하늘 아래 이 초원 위에 있기에 아름다운 존재란다."


그렇지만 어른이 되어 버린 아기 코끼리는 마음에 와닿지 않았습니다.

아기 코끼리에겐 다이아몬드를 통해 바라본 자신의 모습이 더 맘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또다시 달이 뜨는 밤,

아기 코끼리는 고민에 잠기며 자신이 모아 온 다이아몬드들을 보러 갑니다.


그때,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어이 코끼리야! 나야 나"


다름 아닌 인간이었습니다.

아기 코끼리도 인간을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사라져 버려. 너는 우리 가족을 헤친 종족이야.

가까이 오면 우리 가족들을 다 불러 모으겠어."


"워워, 코끼리 그게 아니야.

너 나랑 거래를 할래? 이 다이아몬드들을 나한테 주면,

너의 소원을 들어줄게. 나는 인간이니까

코끼리 너네가 못하는 것들을 해 줄 수 있거든"


그 순간, 어른이 되어 버린 아기 코끼리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하늘을 봐도 매일 씻어도 아름다움이 뭔지 몰랐던 아기 코끼리는

인간의 거래 제안에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그래? 너네를 믿진 못하겠지만 나는 다이아몬드가 보는 내 아름다운 모습을 매일 보고 싶어.

그게 가능하다고?"


인간은 씩 웃으며 대답을 했습니다.


"당연하지, 우리 인간은 욕구 만족을 위해 인위적으로 바꾸곤 해.

그건 우리가 해 줄 수 있지."


아기 코끼리는 인간을 믿지 말라는 엄마 코끼리 말을 익히 들었지만

자신의 간절한 꿈에 대한 대답을 어떻게든 찾고 싶었습니다.


"그래, 좋아. 그렇게 하지."


그다음 날, 아기 코끼리는 엄마 코끼리 몰래 무리에서 빠져나와

다이아몬드 더미에서

인간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준비 됐어? 코끼리?"


"웅, 그래, 얼른 시작하지."


인간의 뒤에는 수술대와 초록 천으로 뒤덮여 있는 인간이 있었습니다.


"자, 수술을 시작할게 코끼리"


그러고 나서 정신을 잃은 아기 코끼리는 눈을 떴습니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빛이 나며, 여러 개의 세상으로 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일어났어 아기 코끼리? 어때, 거울 한 번 볼래?"


거울을 본 아기 코끼리는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앞에는 빛이 나고 있었습니다.


"확실히 나는 빛이 나고 있어. 그렇네. 너네는 생각대로 바꿀 수 있구나."


의사 선생님이 옆에서 말해 주었습니다.


"당신의 눈은 이제 다이아몬드로 되어 있어요. 그러니 매일

다이아몬드를 통해 보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답니다."


다이아몬드 눈을 가진 아기 코끼리는 신이 났습니다. 노을 지는 모습,

가족, 초승달이 빛나는 어둑함, 모든 것들은 아름답게 빛이 났습니다.


그러나 한 며칠이 지난 후, 아기 코끼리는 어둠 속 잔잔한 호수와

어둠 속 가족들이 평온하게 잠드는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어떤 것을 볼 때마다 빛이 그 앞을 가렸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을 수술해준 인간을 찾아갑니다.


"다이아몬드야 언제든 모아 올 수 있어. 내 눈을 되돌려줘."


인간은 오늘도 씩 웃으며 말해주었습니다.


"인위적이라는 건 한번 변하면 되돌리기 힘들단 뜻이야. "


다이아몬드 눈을 가진 아기 코끼리는 자신의 눈에 수많은 빛으로

보이는 인간을 보며 말했습니다.


"너는 참 아름답게 빛나는데, 하는 행동은 정말 잔인하구나."


다이아몬드 눈을 가진 아기 코끼리는 그 길로 뒤돌아서서 떠났다고 합니다.

어디를 가든 그 아기 코끼리는 볼 수 없었습니다.



아름다움을 그리워하는 데에는
빛과 어둠이 있다.

빛은 어둠을 그리워하고
어둠은 빛을 그리워하기에
밤과 낮을 하늘은 포용하는 것이다.

-by. Y.J.W(상꾸와 뿌꾸)




당신은 이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입니까?

아름다움의 죄일까요

인간의 인위적인 결과의 폐해일까요

코끼리들이 멸종하는 이유일까요



당신은 아기 코끼리입니까?

아니면 인간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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