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일찍이 나가 각자 서로에게 주어진 일들을
고단히 끝내고 나면
마치 보상이라도 받듯이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 라며 서로 얼굴을 맞댄다.
또 새로운 것을 해 먹으려면
장을 보러 나가야 하니 냉장고에 있는 것으로 해먹 자고 하며
오늘은 메뉴는 미처 먹지 못했던 떡국을 해 먹기로 한다.
‘떡국은 진짜 맛있어야지. 아니면 맛없어서 못 먹어’ 라며
밉상스러운 말을 하나 던지고선
유유히 부엌을 나가는 그의 뒤통수에 욕지거리를 부으며
만든 떡국은 다행히 맛있었고,
그 역시 두 그릇을 말끔히 비웠다.
저녁 식사를 하며 음식에 대한 맛과 또 다른 음식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도 하고
오늘은 또 어떤 기가 찬 일들이 있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감하며 식탁에서 일어나 정리를 한다.
나도 모르게 하루 중 재밌는 일이 생기면
오늘 저녁 먹으면서 이야기해줘야지!라는 생각이
이젠 제일 먼저 드는 것 같다.
식구라는 말이 있듯이
벌써 몇 달째 밥을 함께 먹어가며
우리는 이렇게 하루가 다르게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
설거지를 하며
‘이게 신혼이지. 뭐가 신혼이겠어’라고 이야기하는
그와 서로 눈이 마주치고는 깔깔대며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