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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그들은 누구인가? -1-

LP, GP, 그리고 투자의 세계

by 워싱턴 청년

오늘은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쓰고자 한다.


투자와 운용


우리 회사 같은 경우는, 자세히는 공개하기 어렵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대학교의 자금을 '운용' 하는 역할을 한다.


그 운용을 하기 위해서 우리 회사는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를 하고,

나는 Private Equity 팀에 속해 있어 기업의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역할을 한다.

(나중에 Private Equity에 대해 더 설명할 기회가 있을 텐데 일단 편의상 비상장 주식이라고 하겠다. 한국에서는 ’사모펀드‘ 라고도 부르는데 정확한 표현 같지는 않다.)


다시 '투자'로 돌아가자면..

투자 업계가 워낙 광활하다 보니 투자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하는 일을 자세히 보면 모두가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다.


오늘은 대표적으로 LP와 GP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LP와 GP, 그들은 누구인가


(1) Limited Partners, LP

우선 LP는 자금의 흐름상 가장 꼭대기에 있는 회사들이다.

국민들의 연금이나, 고객들의 보험료, 기부금, 재벌 가문의 재산, 그게 무엇이 되었든 간에 그 자금을

넓은 의미에서 어디에 배분할지 정한다.


넓은 의미의 배분이라고 하면,

"부동산 안에서 어떤 부동산(아파트, 오피스, 호텔 등)에 투자할지"가 아닌,

"부동산, 주식, 채권 중에서 어디에 투자할지"를 정하는 역할이라고 생각을 하면 된다.

적어도 거기서 시작한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조금 더 쉬울 것 같다.


국민연금공단 (NPS)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LP로는 국민연금공단(NPS)이 있다.

그들의 역할은 국민들로부터 일정 보험료를 받고, 미래에 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보험료는 성인이 되고부터 내지만 연금 수령은 약 65세 이후에 가능하기 때문에 국민연금은 그 보험료를 미래에 지급할 때까지 보유하고 운용하는 역할을 한다.

2025년 현재 1천 조가 넘는 국민들의 보험료를 기금으로 보유하여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일을 한다.


국민연금기금은 1천조가 넘는다. 출처: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NPS 외에도 한국투자공사(KIC), 각종 공제회, 삼성생명과 같은 보험사들이 국내 대표적인 LP다.


GP는 왜 필요한가?


LP의 입장에서는 적은 사람들 가지고 그 큰 돈을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각 투자 대상에 대해 더 자세하고 디테일한 전문성과 지식이 있는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는다.

LP로부터 자금을 조달하여 실질적인 투자를 하는 회사들을 GP라고 부른다.

(이들이 진정한 '투자자'이지 않을까 싶다..)


2. General Partners, GP

GP는 LP로부터 자금을 조달한다.

그리고 그 자금을 본인들이 전문성을 가지는 분야에 투자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각 GP들이 잘하는 분야가 어느 정도는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부동산을 메인으로 하는 GP, 주식을 메인으로 하는 GP, Private Equity를 메인으로 하는 GP처럼 모두 그 전문성이 다르다.

부동산 전문 GP로 예를 들자면, LP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후 아파트, 오피스, 물류센터, 호텔 등에 투자를 한다.


물론 Blackstone처럼 다 잘하는 초대형 GP도 존재한다.

세계적 투자회사 Blackstone. 대표적인 GP라고 볼 수 있다. 출처: Bloomberg


쉽게 비유하자면 로펌과 비슷하다.

M&A전문 법무법인, 부동산전문 법무법인 등이 있는가 하면,

다 하는 김앤장 같은 초대형 법무법인도 있는 것과 비슷한 개념일 것 같다.


GP와 LP의 차이점

나무를 보는가 숲을 보는가: 역할의 차이


LP는 숲을 본다.

수십조의 운용 자금을 어디에 투자할지 고민하고, 어느 지역에, 어느 GP의 손에 자금을 쥐어줄지 정한다.

그리고 그 GP가 그 돈을 좋은 투자처에 투자해서 GP도 돈을 벌고 LP에게도 수익을 안겨주기를 바란다.


GP는 나무를 본다.

LP로부터 받은 돈을 가지고 본인들의 전문성을 발휘해서 투자처를 발굴하고 전략을 구상하여 수익을 낸다.


Private Equity를 전문으로 하는 GP를 예로 들자면,

부실한 기업을 사서 구조조정, 재무구조 개선, 경영진 교체 등의 전략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후 매각함으로 본인들도 돈을 벌고 LP들에게도 투자 수익을 안겨준다.


직장으로서는 어디가 좋을까.


LP고 GP고 간에 어쨌든 우리는 직장인들 아닌가.

어디서 근무하는 것이 나을까.


다음 글에서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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