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가장 오래된 취향

[WAYS OF WRITERS DAY 9]

by 함킴

WAYS OF WRITERS 작가의 여정 30일간의 글감 캘린더

DAY 9 취향 : 나의 여러 취향 중 가장 오래된 것에 대해 써보세요.


취향 :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표준국어대사전)


누군가와 무언가를 함께 선택을 해야 할 때 귀차니즘과 결정장애로 주로 "아무거나"를 외치는 편이지만 나에게도 아주 명확한 취향이 있다. 강렬한 강배전보다 부드럽고 산뜻한 약배전 원두로 내린 블랙커피. 달거나 뭐가 많이 들어간 빵보다 치아바타, 바게트 같은 맨 빵. 봄, 여름, 겨울보다 가을. 밝거나 컬러풀한 옷보다는 어두운 색의 옷들. 발라드보다 ROCK. 로맨스, 코미디보다 범죄수사물 등등. 특이한 것이라곤 하나 없는 아주 평범한 취향이다.(매우 주관적인 견해)

가장 오래된 것인지 명확하진 않지만 오래된 취향 중 하나는 컵라면 취향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친구들끼리 집 근거리 실내 수영장을 가곤 했다. 수영 자체도 재밌지만 또 하나의 재미는 수영하고 나서 다 같이 컵라면을 먹는 타임이었다. 육개장 vs 새우탕. 육개장파가 더 많았지만 나는 한결같은 새우탕파였다. 어린 나이에는 더욱 새우탕 그 특유의 해물향이 더 생소했을 텐데 내 취향은 육개장보다 새우탕이었다보다. 지금도 컵라면 자체를 자주 먹는 편은 아니지만 먹게 된다면 추억의 맛으로 새우탕을 선택한다. 정체 모를 그 네모나고 노란 건더기도 참 좋다. 가장 오래된 취향을 이야기하는 데에 등장한 게 컵라면인 이 상황이 너무 웃기지만 어쩔 수 없다.

취향이란 한결같은 것들도 있지만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새로운 경험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점점 바뀌거나 새롭게 등장하기도 한다. 나는 약간(이 아닌 조금 많이) 고집스러운 부분이 있는 사람이라 소나무 같은 취향을 가졌다 생각했는데 요즘은 취향의 변화를 즐기며 살고 있다. 취향이 한결같든 변화하든 그저 내 취향의,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가는 행복한 연말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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