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나 집 나갈거야!

구옥에서 반려동물 세마리와 함께 살아가기

by 산산이
구옥 10평 투룸 500/55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50인 것을 500에 55로 조정하여 들어오게 된 현재 집.


내 한 몸뚱이라면 어디든 가겠건만

나에겐 강아지 한 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가 딸려있다.


자가가 아닌 이상 둘 중 한 마리만 있어도 집 구하기 난이도는 매우 헬인데,

3마리라니, 고양이 강아지라니!


2018~2020년, 2년간의 자취생활을 마치고 다시 본가로 들어갔다가

약 4년 만에 다시 시작하게 된 자취생활.

자기주장 강한 삼십 대 중반 자식과 부모가 같이 살기엔 너무 험난하다는 판단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아무튼 나는 삼십 대 중반 직장인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다시 돈 한 푼 없이 방을 알아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우선 가장 편리한 직X, 다X 어플을 깔고 훑어보는데 그새 시세가 올랐는지 월세가 만만치 않다.


반려동물 세 마리로 원룸은 도저히 불가여서 원룸을 빼고

보증금 500만 원이라는 한도를 정하고 나니 나에게 보이는 매물은 쥐똥만큼이다.

그마저도 전화해서 동물이 세 마리 있다는 소리를 하면

"매물 찾아서 연락드릴게요"

를 끝으로 부동산 중개인의 연락을 들을 수 없었다.


허위매물도 생각보다 많아서 고르기 어려웠는데 나는 결국 '네이버 부동산'을 통해 집을 구했다.

사진도 없이 달랑 글만 올라왔지만 산 밑에 큰 공원이 바로 집 앞이라 마음에 들었다.

가장 다행이었던 건 강아지가 가능하다는 중개인의 말이었다.


구옥이었지만 나는 지하만 아니면 오케이였고

위치도 강아지 산책시키기 좋은 공원에 본가도 걸어서 이동할 만큼 근처여서 더 마음에 들었다.

그 공원은 에전에 강아지 데리고 종종 가던 공원이었다.


나와 신혼부부 한팀이 같이 집을 구경했는데 베란다와 작은방에 곰팡이가 피긴 했지만 구조는 마음에 들었다.

우선 위치가 마음에 드니 마음이 한없이 조급해진다.

중개인 분은 신혼부부보다 내가 이 집에 적합하다고 느꼈는지 신혼부부에겐 다른 집이 더 좋겠다며

"이 집은 여기 아가씨가 살면 좋겠네요" 라고 옆에서 부추기기 시작한다.


사실 집을 구하기 시작하고 처음 본 집이었지만 우선 반려동물이 가능하다는 점과

나의 예산에 맞는 점, 위치, 공원, 무엇하나 걸리는게 없었다.

아, 딱 하나. 집에 오기 위해 언덕 두번을 넘어야 하는 것 빼고는.


그렇게 집을 구경하고 바로 계약금을 걸고 나서 집으로 간 뒤 엄마에게 통보했다.

"나 추석 지나고 집 나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