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질주를 한 것처럼 심장이 정신 못 차리고 뛰고 있다.
이 남자 앞에서 나는 왜 흐드러질까.
예민하고 깊은 성격 탓에 누군가와 함께한 시간이 제법 두터워져야 온전한 내 마음을 전할 수 있었다.
반대로 짧은 시간 나를 겪은 사람들은 숨은 뜻 찾기에 금방 지쳐 소리 없이 멀어졌다.
야구로 치면 나는 다양한 구종을 가진 투수였는데 그중에서 가장 나를 곤혹스럽게 하는 순간은 직구를 날려야 할 때였다.
그런데 오늘.
달빛을 받고 달의 기운이라도 얻었는지 술술 말이 쏟아져 나오고 실실 웃음이 새고 있다.
이 남자.
대체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