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자라는 너

by 이유하


지난주에는 어지럽다고 조퇴를

오늘은 발목을 삐끗했다며 조퇴를

오자마자 오늘의 무게를 내 품에 와르르 쏟아내는 너

얼마나 아팠냐고

얼마나 울었냐고 묻자

부끄러워서 눈물을 참았다는 너


그러기엔 내 품에 쏟아진 건

너무나 와르르라서

내 마음을 너무나 눌러서

나는 또 한동안 그 자리를 만지고 있어


한참뒤 배가 고프다며 허겁지겁 밥을 먹는 너


집안일을 하고 돌아서니

전자레인지가 웅웅 소리를 내

내 손 닿은 적 없는 그것이

눈치 없이 달콤한 냄새까지 풍겨

그릇 위에 하얀 마시멜로가 녹아 풀장이 되고

초코 튜브가 떠다녀


아, 너의 휴식은 이런 건가 봐

단숨에 잠기는 달콤함


이번에는 치토스가 먹고 싶대

아픈 발목으로 집 앞에 편의점을 가겠대

마시멜로가 발목에 녹아내렸나 봐


바삭바삭 쩝쩝

바삭바삭 쩝쩝

고요한 집에 가득 울리는 너의 짭조름한 휴식 소리


학교 보건선생님께 필요한 건

어쩌면 갖가지 약이 아닐지도 몰라

때론 마시멜로가

때론 치토스가


잠들기 전 너에게서 치토스 향이 나

양치를 제대로 한 건가

손끝을 제대로 씻은 건가


그래,

난 너의 휴식과는 거리가 멀어

하고 싶은 일 보다

해야 할 일이 더 많은 나라서


근데 자꾸만 네가 내 코에 치토스향을 날려

많은 생각 말라고

그냥 휴식은 휴식인 거라고

그저 잠깐 쉬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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