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 향기를 맡으면 무엇이 생각나세요? 저는 사랑이요.
3월 초 제주도의 바람은 강했고, 뜬금없는 눈보라도 치기도 하고, 그 눈이 우박이 되어 땅에 따닥 떨어지기도 하고, 언제 날씨가 궂었냐는 듯 해가 뜨는 그런 곳.
그런 날씨 속에서도 초록의 새싹들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또 노란 유채꽃이 광활하게 펼쳐져있었다.
나는 유채꽃은 따뜻한 날씨에 피는 꽃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유채꽃은 내가 오기 전 2월 초부터 꽃이 하나씩 필 준비를 했고 3월 초엔 만개했고, 4월 내가 떠나기 전까지 활짝 펴있었다. 그 정도로 오래 예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 달간의 제주도를 떠올려보아라 하였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란 유채꽃. 특히 산방산 유채꽃과 대평리 길가에 피어있던 유채꽃들.
유채꽃 향기가 그렇게 달고 진한지 몰랐지. 유채꽃만큼 강렬하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달달한 사랑을 해보려나?
나의 양관식을 찾아볼까나! 사랑사랑사랑!! 원하고 원할수록 이루어지지 않고, 가까워질수록 멀어지는 사랑이었다. 비록 양관식을 찾진 못했지만, 양관식 못지않은 사랑스러운 사람들을 매일 만나고 함께 웃음뿐만 아니라 따뜻한 사랑을 함께 나누어 준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매일을 설레는 마음으로 보냈다. 매일 아침 사장님이 해주시는 조식을 먹고, 손님들이 묵을 방을 청소하고 수건과 이불을 세탁기와 건조기를 돌리면서 오늘은 어떤 사람들을 만날까? 어떤 일들이 생길까? 어떤 대화를 나눌까?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사람들을 기다렸다.
그렇게 설레면서 기다린 만큼 우리 숙소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 기대를 충족시켜 주었다.
함께 밤하늘의 별을 보며 산책을 하기도 하고 밤등대 앞에서 맥주를 먹기도 하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소리를 지르며 보드게임을 하면서 잊지 못할 하루를 함께 만들어갔다.
참 신기할 정도로 제주도에서 만난 사람들은 따뜻하고 감성적이었다.
도시에서는 오글거린다고 할 거 같은 감성적인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고, 아무렇지 않게 들어주었다.
그곳에서 우리는 늘 사랑을 하자고 외쳤다. 사랑합시다!
그런 따뜻한 말들이 넘실대는 제주도가 좋았고, 제주도에서 만난 사람들이 좋다. 좋았다.
유채꽃이 많은 꽃밭에 있으면 꿀을 끼얹었을 정도로 단 향이 온 공기를 뒤덮는다.
길을 걷다 유채꽃 향기가 달달하게 풍겨오는 봄이 된다면, 그때의 봄을 함께 한 사람들의 얼굴과 웃음소리들이 그 향기에 실려서 두둥실 떠오르겠지.
이 글을 쓰는 순간 유채꽃 향기가 얼핏 떠오른다. 지금도 많이 보고 싶습니다. 제주도에 남겨 둔 나의 추억과 사랑하는 사람들! 지금 사랑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