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광양회 4화: 베이징의 함정

"적국 간 사랑, 그 위험한 재회"

by 크리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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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16일, 워싱턴 D.C. 케네디센터


오후 1시 50분. 데이비드는 케네디센터 앞 계단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10년 만에 만나는 샤오메이.

가슴이 두근거렸다.


"데이비드?"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천천히 돌아섰다.


린샤오메이가 서 있었다. 10년 전보다 더 아름다워졌다.

검은색 트렌치코트를 입고, 긴 머리를 한쪽으로 넘긴

모습이 영화 속 스파이 같았다.


"샤오메이..."

"오랜만이야."

둘은 잠시 말없이 서로를 바라봤다. MIT 시절의

기억들이 물밀듯 밀려왔다.


"많이 변했네." 데이비드가 먼저 말을 꺼냈다.


"너도. 더 의젓해진 것 같아."


샤오메이가 미소를 지었지만, 눈가에는 어떤 긴장감이

떠나지 않았다.


"여기서 얘기하기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조용한

곳으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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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CIA 지하 감시실



"타깃이 동양인 여성과 접촉했습니다."

기술요원이 모니터를 가리키며 보고했다. 화면에는

데이비드와 샤오메이의 모습이 선명히 잡혀 있었다.


"신원 확인됐나?"


"린샤오메이, 32세. 베이징대학교 출신, 현재 바이두 AI

연구소 수석 연구원입니다."


윌슨 부국장이 눈썹을 찌푸렸다.


"바이두? 중국 AI 기업 아닌가?"

"네. 그런데..." 요원이 잠시 멈췄다. "MIT에서 데이비드

김과 동기였던 걸로 나옵니다."

"동기라고? 개인적 관계인가?"

"더 조사해 보겠습니다."

윌슨이 화면 속 두 사람을 유심히 바라봤다.

"계속 추적해. 그리고 모든 대화를 녹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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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D.C. 국립미술관



데이비드와 샤오메이는 조용한 미술관 한 모퉁이에 앉아

있었다.

"정말 바이두에서 일해?" 데이비드가 물었다.

"응. AI 연구소에서 머신러닝 알고리즘 개발하고 있어."

"그럼 반도체와는 관련이..."

"있어." 샤오메이가 끊어 말했다. "아주 깊은 관련이."

샤오메이는 잠시 주변을 둘러본 후 목소리를 낮췄다.

"데이비드, 네가 CIA에서 중국 반도체 산업을 분석하고

있다는 거 알고 있어."

데이비드가 깜짝 놀랐다.

"어떻게...?"

"중국 정보기관도 바보가 아니야. 특히 너 같은 전문가가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는 건."

"그럼 너는...?"

"난 순수하게 연구만 하는 사람이야. 하지만..."

샤오메이가 잠시 망설였다. "내가 개발하고 있는 기술이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할 수도 있어."

데이비드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설렘인지 불안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무슨 기술?"

샤오메이가 가방에서 작은 USB를 꺼냈다.

"이건 줄 수 없어. 하지만..." 그녀가 데이비드 손을

잡았다. "네가 직접 봐야 할 것들이 있어."

10년 만에 느끼는 그녀의 손길이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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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시절 회상 - 2008년 봄


"데이비드, 이 논문 봤어?"

도서관에서 샤오메이가 흥분하며 달려왔다.

"뭔데?"

"인공지능이 직접 반도체를 설계하는 연구야. 구글에서

발표한 건데, 정말 혁신적이야!


"데이비드도 논문을 들여다봤다.

"와... 정말 AI가 인간보다 더 효율적인 칩을 설계할 수

있다고?"

"응!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데이터야. AI를 훈련시킬

데이터가 많을수록 더 좋은 설계가 가능해."


샤오메이의 눈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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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철학, 법학을 전공| 화가 | 작가 | AI·반도체·기업분석, 사유의 결로 꿰어진 이야기들, 다양한 분야의 통찰을 삶의 층위를 담아 저만의 방식으로 풀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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