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에는 노벨 문학상 수상작을 읽어요!

평범한 직장인의 독서모임 생존기 EP 09.

by 키키의 기분타운


Chapter1. 수상의 기쁨을 함께 축하하는 기분, 알아요?

나는 전자책을 읽는다. 책의 취향이 확실하기 때문에 대부분 구매할 책이 정해져 있어 보통 온라인 쇼핑으로 구매한다.

하지만 가끔 어떤 책을 만나러 종종 서점에 간다.

내가 만나러 가는 책은 이상문학상과 현대문학상의 책이다.

서점에 가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의 수상작 수상 소감을 읽는 일이다.

나는 이상하게 문학상의 수상 소감을 읽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상 받은 수상 작품’ 이외에 너무 많은 좋은 작품들도 많지만 누군가의 성취와 행복이 가득 담긴 수상 소감문을 읽다 보면 나 또한 덩달아 행복해진다.

수상 소감을 읽다 보면 오랜 시간 동안 작가가 왜 글을 쓰게 되었는지를 밝히거나 혹은 고마운 누군가, 미안한 마음을 누군가에게 토로하는 기분 좋은 고백을 찬찬히 밝히는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마음이 간지러워진다. 그리고 사실 나는 수상소감을 읽다가 너무 글이 쓰고 싶을 지경의 마음이 돼서 몇 년간은 신춘문예 공모작을 내기도 했다. 한 세 번 정도 제출했는데, 그때의 글을 다시 읽어보면 메모장에 적힌 글이 간지러워서 핸드폰을 던져버리고 싶을 정도다.

형편없는 글을 쓰도록 용기를 북돋아준 어느 작가의 수상소감문은 분명 이상하게 나의 마음을 실컷 간지럽히는데, 성취의 무게로 가득 찬 작가로서의 책임감 넘치는 글을 읽다 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나까지 행복해지게 되었다.

그렇게 기분 좋은 글을 함께 읽고 싶고, 같이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에 매년 새해가 되면 희망을 품고 수상 소감을 찾곤 했다. 어느새 수상소감을 읽는 이상한 습관은 오랜 취미가 되었고, 돌아보면 거의 20대 내내 나는 서점에서 수상 소감을 훔쳐 읽는 이상한 즐거움에 빠져 있었다. 언젠가 이 기쁨을 다른 사람과도 나누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고, 그걸 독서모임에서 신년에 노벨문학상을 선정해 읽는 작업으로 옮겼다.

Chapter2. 노벨문학상 왜 시작되었을까? 시대를 읽는 일, 우리가 귀 기울여하는 노벨문학상

아카데미 시상식, 오스카상 등 작품 수상작은 결국 시대를 읽는 일이다. 노벨문학상 역시 시대를 읽는 일이다.

노벨 문학상은 스웨덴의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의 유산을 기금으로 하여 1901년 시작되어 총 6개 부문 (문학, 화학, 물리학, 생리학 또는 의학, 평화, 경제학)에 대한 수상이 이뤄지고 있다.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수상되는데 특히 이번 노벨문학상은 우리나라에서 한강 작가의 작품이 수상되어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수상이었다.

특히 한강 작가의 수상이 값진 이유는, 대부분의 노벨문학상의 언어가 영어가 32명, 프랑스어 16명 등 영어나 프랑스어의 작품 수상이 대부분인데, 우리나라 모국어로 적힌 한강작가의 작품이 노벨문학상의 작품으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그래서 더욱 깊은 의미가 있다.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 커이 라슬로(71)가 2025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동유럽 현대문학의 거장인 그는 종말론적 불안과 실존, 한 문장이 수십 줄 또는 수십 쪽에 이르는 형식 등 언어의 극한까지 밀어붙인 실험적 산문으로 세계 문학사에 자리매김해 왔다. 헝가리 작가로는 두 번째 수상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9일 저녁 8시(한국시각) “종말론적 공포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하는 그의 강렬하고 선구적인 작품 세계를 인정”한다며 크러스너호르 커 이를 122번째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 발표했다. 노벨상 위원회는 “크러스너호르 커이 라슬로는 프란츠 카프카에서 토마스 베른하르트로 이어지는 중부 유럽 전통의 위대한 서사시 작가로, 부조리와 기괴한 과잉이 특징”이라며 “그의 재능은 여기서 그치지 않으며, 더욱 사색적이고 정교하게 조율된 어조로 동양을 바라보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노벨문학상이 내세운 수상의 기준은 첫 번째로 고결한 이상을 추구하는 문학, 이상주의적 경향을 가진 문학인데 대부분 시대를 읽거나 대변한다. 실제로 스웨덴 한림원에서 한강 작품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력한 서정적 산문을 이유로 한강에게 노벨문학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한강은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며, 작품마다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라고 표현했다.

노벨 문학상은 단순히 개인 작가의 성취를 기리는 상이라기보다는, 문학계의 큰 영향을 미치고 무엇보다도 세계 공론장에 던지는 목소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작가의 글에는 지금 우리가 놓치면 안 되는 당대의 고민과 목소리가 스며있기도 하다.

수상작을 연도 별로 살펴보면,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작품은 라틴 아메리카의 현실을 나타내기도 했고, 아니 에르노의 작품 <단순한 열정>은 여성으로서, 자기 고백적인 이야기를 여과 없이 쓴 글로, 한림원은 그녀의 작품을 보고 진실은 그녀를 해방했으며, 개인 기억의 뿌리, 자기 고백을 통해 드러낸 용기와 임상적 예민함을 선정이유로 꼽았다.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 충실한 그녀는 개인이 체험한 세계를 날 것 그대로 감추지 않고 선보인다. 50년간 사회적으로 금기시되어온 파격적인 주제 가령 낙태, 계급 등의 이야기를 칼로 도려내고 파헤치고 해부하듯이 드러냄으로써 우리는 그녀의 글을 읽고 해방감을 느낀다.

한 때 프랑스 기성 문학은 금기를 드러낸 그녀 아니 에르노의 작품을 노출증이라고 치부해 버렸지만, 그녀는 진실을 드러냄으로써 누군가가 해방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진실을 표현했다. 사랑, 낙태, 불륜, 여성으로서의 경험을 파고든 그녀는 프랑스 기성 문학 사회에서 계급과 젠더의 불평등과 더불어 기성 문학 사회가 프랑스 내에서도 보수적인지를 보여준다.

프랑스 문학계에서 그녀는 쓴소리를 들으며 인정받지 못했으나, 노벨문학상 수상을 통해 세계가 귀 기울여야 하는 목소리임을 인정받았으며 그녀의 글로 젠더, 계급, 말하기의 정치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욘포세 아침 그리고 저녁 발제문

Chapter 3. 신년에는 노벨 문학상 작품을 읽어요!

그래서 신년에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메시지에 귀 기울여 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매년 1월이 되면 독서모임 멤버들과 노벨문학상 작품을 읽었다. 아쉽게도 딱 3권의 작품을 읽었지만 대부분 멤버들이 독서 모임에서 읽었던 좋은 책을 꼽을 때 신년의 노벨문학상 작품을 꼭 꼽았다.


욘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까지 읽고 대화 나눴던 시간은 해가 시작되는 신년이라 더욱 각별하다. 해가 시작되는 출발점에 서서 욘포세의 작품을 읽고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아니 에르노의 작품을 읽고 자기 고백의 글쓰기와 수치심, 계급과 젠더에 대해 이야기하고,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로 계엄사태와 5.18을 이야기하며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역사적 아픔, 진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며 국가의 의미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그때 당시 <소년이 온다> 작품은 계엄 사태가 일어났을 때여서 더욱 깊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Chapter 4. 우리는 왜 사회가 던지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야 할까?

노벨문학상의 수상작은 세계가 주목하고 귀 기울여야 할 메시지를 던지곤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개인의 이슈가 아닌, 사회가 던지는 메시지에 왜 귀를 기울여야 할까?

우리는 누구나 ‘나’라는 이름으로 살아가지만, ‘나’라는 존재는 사회라는 거대한 배경 안에서 구성된다. 계급, 성별, 언어, 제도, 규범은 모두 우리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개인의 경험은 종종 사소해 보이지만, 결국 사회 안에서 ‘우리’라는 공동체로 선처럼 이어진다.

‘나’라는 점이 되어 선처럼, 그리고 면처럼 이어진 우리 사회는 ’ 행복‘이라는 단어를 쟁취하고 가까이하기 위해서는 사회가 던지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문학이라는 작품을 통해 인식을 변화시키고 조금이라도 나의 행동을 변화시킨다면, ‘행복’이라는 단어에 가까워질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책을 통해 매년 멤버들에게 해를 출발하는 선에 같이 발을 모으고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우리 사회는 여기까지 왔다고, 지금은 우리가 이 메시지를 안고, 같이 나아가야 한다고.

새해의 출발선에서 읽을 문장은 완벽한 문장이었으면 한다. 새해에는 어떤 책이라도 허투루 읽히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특별한 마음으로 책을 고르고 싶었기에 신년에는 늘 노벨문학상 작품을 선정했다. 새해에 좋은 책을 읽으며, 우리가 함께 써 내려가야 할 마음을 모을 때, 우리는 다시 한번 책을 통해 연대한다. 사회를 행복하게 할 구체적인 방법은 모를 수 있어도 책을 통해 한 해를 함께 걸어갈 메시지를 읽으며 용기와 다짐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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