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을 공부한 엄마가 자식 교육 앞에서 이성적일 수 있었던 이유
가장 가까운 친구는 종종 저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참 특이해. 어떻게 자식 문제 앞에서 그렇게 이성적이고 객관적일 수 있어? 난 너 같은 사람 처음 봐."
사실 누가 들으면 제가 아주 침착하고 냉철한 사람인 줄 알겠지만, 실상의 저는 꽤 즉흥적이고 다혈질이며 노는 걸 참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제가 유독 자식 문제 앞에서만큼은 차분해지는 이유를 되짚어보니, 아마도 한의학을 공부하며 체득한 '동양철학의 틀'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연의 섭리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면서, 삶을 바라보는 시선에 '기다림'과 '조화'가 스며든 것이죠.
음양오행, 수승화강, 기혈의 순환... 어렵게 들리는 한의학 용어들이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단 한 가지입니다. "순조롭게 흘러야 아프지 않다(通則不痛)."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고, 오행이 서로를 돕고, 물과 불의 기운이 위아래로 순환하며, 몸속 경맥들이 막힘없이 흐를 때 비로소 몸과 마음은 건강해집니다. 이 명쾌하고 근본적인 원리를 매일 공부하며 저는 자연스럽게 깨달았습니다. 우리의 삶도, 그리고 아이들의 공부도 '조화로운 순환'이 전제되어야 비로소 번창할 수 있다는 것을요.
그래서 저는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자식에게만큼은 이 검증된 원리를 적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종종 싫어하는 것을 하기 전 "배가 아프다", "머리가 아프다"며 꾀병 같은 소리를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이 단순한 꾀병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말 하기 싫은 마음이 기운을 막아버리면, 실제로 몸 어딘가가 아프기 마련이니까요.
아들이 '죽는소리'를 하면 저는 아이의 안색과 표정을 살핍니다. 속으로는 '요놈 봐라, 게으름 피우려고 그러네' 싶다가도, 일단은 아이의 편이 되어 살펴줍니다. 기운을 소통시키듯 교육 역시 살살, 순조로운 방향으로 이끌어야 악쓰는 일 없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어떤 공부든 '체(滯)'하게 만들면 머리에 흡수되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음식을 즐겁게 먹어야 피와 살이 되듯, 영어 역시 즐거운 언어로 받아들여야 문법도 읽기도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저는 교육 현장에서 '영어 학습 체기(滯氣)'로 꽉 막혀버린 아이들을 봅니다. 반대로 영어가 너무 즐거워 포동포동하게 살이 오르는 아이들도 봅니다. 똑같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도 결과가 확연히 다른 이유는 바로 이 '순환'에 있습니다. 속이 체기로 꽉 차 있다면, 아무리 비싼 산해진미(고액 과외)를 밀어 넣어도 아이에게는 독이 될 뿐입니다.
부끄럽지만 제가 이 글을 나누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적어도 제 글을 읽는 분들만큼은 불안감 때문에 소중한 아이를 '학습 체기' 상태로 몰아넣고 있지는 않은지, 아이의 기운이 건강하게 순환하고 있는지 한 번쯤 살펴보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왜 한의학을 공부한 사람이 영어 교육 현장에 있는지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차차 알맞은 때에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이것 하나만큼은 분명합니다. 아이의 마음을 치유하고 흐름을 바로잡는 것, 그것이 제 영어 교육의 시작이자 전부인 '힐링영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