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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나요 Feb 28. 2023

왜 채용공고에 아무도 지원을 안 하지?

채용 시장의 비밀 1

사람을 뽑는 일은 참으로 어렵고도 중요한 일이다. 대표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을 뽑으라면 사람을 잘 뽑는 일이라고 할 만큼. 어차피 나 혼자서 모든 일을 다 못 하는 곳이 회사이고, 그러면 좋은 사람들이 와서 일을 잘하는 게 가장 핵심이다. 


반대로 이상한 사람을 내보내는 것은 대한민국 노동시장에서 아주 힘들다. 사람을 자른다는 것은 매우 매우 어려운 일이므로, 처음부터 좋은 사람을 뽑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려면 여러 사람들을 보면서 좋은 사람을 잘 골라내야 한다. 


근데 뉴스에서는 채용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하고, 구직자들은 직장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왜 내가 올린 구직공고에는 아무도 반응이 없는 거지??? 나도 좋은 사람 좀 뽑아보고 싶은데, 이건 뭐 지원자가 없다. 


그럼 몇 가지 문제가 있는지 우선 생각해 본다. 


1. 회사가 듣보잡이거나 평판이 안 좋다. 

회사가 브랜드 네임이 없는 곳이라면, 우선 수많은 공고들 사이에서 나를 뛰어나게 보일 힘이 당연히 떨어지겠지. 이해가 간다. 그럼 다른 거라도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하겠다. 더 힘든 건, 평판이 나쁘게 되어 있는 회사. 이건 다른 걸로 메이크업 하기가 더 힘들다. 그래도 어쩌겠나.. 공고를 올리는 입장에서 어떻게 단기적으로 바꿀 수는 없으니.. 


2.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포지션이다. 

예전에 Job Description을 써서 인사부에 냈더니, 이런 사람은 차라리 시장에서 찾는 것보다 진흙으로 사람을 빚는 게 더 빠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사람은 시장에 없다나... 너무 높은 기준이나 너무 많은 업무 스콥을 세우면, 지레 다들 겁을 먹고 지원하질 않는다. 


3. 지원 프로세스가 너무 복잡하다. 

나는 디즈니 입사할 때 아직 20대였는데 (20대 후반), 인터뷰를 한국과 미국을 통틀어 7번 봤다. 이건 무슨 임원을 뽑는 건지.. 7번 인터뷰 본다고 처음부터 얘기했으면, 아마 지원 안 했을 거다. 마찬가지로 서류 내야 할 것들이 너무 많거나, 면접 과정이 너무 복잡하면, '그냥 안 하고 말지'라고 생각한다. 


4. 연봉/복지 등이 나쁘다. 

흔히 연봉이 적어서 지원자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나는 이것 때문에 지원자가 현격히 줄어들지는 사실 않으리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연봉 수준을 정확하게 공고에 올리지 않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사실 나도 채용하면서 원했던 예산보다 적게 쓴 경우도 있고, 많이 쓴 경우도 있다. 좋은 사람이면 좀 무리해서도 잡고 싶은 게 있어서.. 그리고 연봉 수준은 '추후 협의' 이런 식으로 애매하게 올리는 경우도 많고, 복지는 몇몇 알만한 유명한 기업들 아니면 사실 자랑할만한 거리를 적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 1번부터 4번까지 하나라도 무언가 걸리면, 지원자가 안 들어오는 이유에 공감이 간다. 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나는 이제까지 1~4번 어느 하나 해당이 안 되면서, 공고를 올려서 2달 동안 달랑 3명만 받아본 적이 있다. 왜????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다. 근데... 입장을 바꿔서 가만 생각해 보니 알겠더라.. 이건 다음번 이야기에~~~


Photo by Clem Onojegh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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