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의 직책 vs. 직급
외국계 기업의 직급 체계는 이전 글에서 알아봤는데 (여기), C-level은 뭐고, Managing Director, General Manager는 뭘까?
그 전에 먼저 직급과 직책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직급은 레벨이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높고 낮은걸 뜻한다. 부장-차장-과장-대리 이런 건 모두 직급이다. 직책은 맡은 업무의 책임이다. 따라서 팀장이란 동일한 직책 (책임)이라고 해도 부장급 (직급) 팀장이 있을 수 있고, 대리급 (직급) 팀장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직책에 대한 용어가 바로 C-level, Managing Director, General Manager이다.
여러 종류의 C-level이 있을 수 있는데, 대표적인 예는 COO (Chief Operating Officer), CMO (Chief Marketing Officer), CHRO (Chief Human Resources Officer), CSO (Chief Strategy Officer), CTO (Chief Technology Officer) 등이다. 모두 자신이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같은 C-level이라고 해도 직급이 누구는 President이고 누구는 EVP일 수도 있다.
영어 이름만 보고 가장 추측이 어려운 C-level은 아마 Chief General Counsel 일거다. General Counsel? 일반적으로 상담해주는 사람? 이게 도대체 무슨 뜻??? 정답은 바로 최고법무책임자이다. Legal counsel이라고 쓰면 더 명확할 텐데, 많은 경우 General Counsel이라고 쓴다. 법무팀이라고 보면 된다.
Chief로 시작하는 C-level의 이름을 가만 들여다보면 corporate officer (운영부서 - 돈 안 버는 부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는 사업부서 임원이 Chief로 시작하는 임원 명인 걸 본 적이 별로 없다. 물론 CPO(Chief Product Officer) 같이 기술 회사들의 C-level은 Product를 책임지면서 돈을 버는 사업을 맡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가 흔히 아는 대부분의 Chief (C-level)는 돈 안 버는 부서이다. 사업부서 임원은 대개 직급과 본인이 맡은 부서명으로 표기된다 (예: Chairman, Disney Studio).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Chief로 시작하는 임원보다 낮거나 파워가 없는 건 절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돈 벌어오는 사업부서 임원이면서 직급이 높은 임원은 어느 corporate officer 임원보다도 절대 파워이다. 회사에서는 돈 벌어오는 사람이 항상 최고니까. 아무래도 임원급을 통상 C-level로 부르기에, 사업부서 임원도 C-level이라고 얘기할 수는 있겠으나 엄밀히 Chief로 시작하는 직책을 가지지는 않는다.
내가 여태껏 본 Managing Director는 보통 한 나라의 대표, 어떤 사업의 대표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한국 디즈니의 대표는 Managing Director인 셈이다. 대표이면 무조건 CEO를 사용할 것 같으나, 실제로 Managing Director가 꽤 많이 사용된다. Director라고 해서 낮은 직급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General Manager는 회사마다 사용하는 상황이 다른데, 한 나라의 대표인 경우도 있고 한 사업부서를 책임지는 경우도 있다. 마찬가지로 같은 직책이라도 직급이 다를 수 있다. 동일한 Managing Director라도 누구는 VP이고 누구는 EVP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링크드인이나 명함을 살펴보면 두 개를 모두 표기하거나, 직책만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직급이 높으면 보통 둘다 표기하고, 자신의 직급보다 자신이 맡은 직책이 더 폭넓다고 생각하면 직책만 표기한다.
Image by Gaby St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