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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스텔 Estelle Jul 06. 2023

조현병, 남의 일이 아니었네

[조현병 환자 가족의 이야기]

'80대 친모 살해한 조현병 아들'

'아파트 밖으로 집기들 내던진 조현병 환자 징역형'

'조현병 앓던 30대 광주 아파트서 물건 던지며 난동'


엄마, 엄마의 조현병 판정 후 평소 아무렇지 않게 "별일이 많네"라고 무심하게 지나쳤던 뉴스 보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 어쩌면 '조현병 환자 관련한 사건에 우리 가족도 얽힐 수 있겠구나' 싶었어. 많이 무섭고 두려웠어. 그리고 과거의 내가 부끄러웠어. 조현병 환자에 대한 사건이 발생한 후 이를 보도하면 조현병 관련 협회 등에서 조현병 환자에게 관심을 달라는, 이들을 위한 복지에 신경 써달라는 메일이 수차례 왔음에도 제대로 신경 쓰지 않았거든.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는 말이 이럴 때 나온 말일까.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슬퍼하기만 해선 안 되겠다 싶었어. 과거에 남의 일이라고 무관심했던 나를 반성하면서 현재의 나는 조현병 환자의 가족으로서 이 상황을 헤쳐나가고, 미래의 나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위해 희망의 손길이라도 내어줄 수 있어야 하겠다고 다짐했어.


엄마 그때부터 나는 조현병 환자 관련 유튜브 영상들을 찾아봤어. 많은 정신의학과 의사들이 조현병 증상, 치료 등에 대해 설명해 주는 영상을 게재했더라고.


그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건 '조현병 환자가 말하는 조현병'이었어. 해당 영상에 출연한 조현병 환자 분들은 병식(현재 자신이 병에 걸렸다는 자각(自覺))이 있었어. 이 분들은 병식이 없었을 때 어땠는지, 조현병을 알게 된 후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등을 말해줬어. 당장 엄마에게 보여줬지. 아빠도 옆에 앉아 호응하며 "당신도 이겨낼 수 있어"라고 했어. 하지만 엄마는 병식이 없는 상태라 받아들이지 않았어. 물론 한 번의 노력으로 엄마가 병식이 생기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허무한 마음은 있었어. 


조현병 병식을 두고 엄마와의 다툼은 며칠, 몇 개월 간 이어졌어. '가족을 믿으라'는 가족들과 '나한테 왜 이러냐. 나를 못 믿냐'는 엄마. 


그 누구도 해결해주지 못하는 아픔을 우리 가족은 안고 살아가야만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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