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말에도 상처 받을 때

by 동이

어떤 날은 마음의 보호막이 완전히 사라져버린 것 같아, 스치는 미풍에도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느낍니다. 평소라면 가벼운 농담으로 웃어넘겼을 동료의 실언이나, 무심코 던진 가족의 조언이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심장 깊숙이 박힙니다. 상대방은 정말 아무런 의도 없이 뱉은 말이라는데, 내 예민한 귀에는 그것이 나를 부정하는 천둥소리처럼 거대하게 울려 퍼집니다.

"요즘 표정이 좀 안 좋네, 무슨 일 있어?"

그저 걱정 어린 단순한 한마디였을 텐데, 나는 내 삶 전체가 실패한 것처럼 느껴져 울컥 눈물이 고이고 목소리가 떨립니다. 이런 내가 너무 속이 좁은 것은 아닐까, 내가 너무 나약해서 세상 살기가 힘든 것은 아닐까 스스로를 혹독하게 검열하며 더 깊은 어둠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하지만 상처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당신의 영혼이 맑고 투명하며, 타인의 에너지를 민감하게 수용하고 있다는 소중한 증거이기도 합니다. 세상의 소음과 거친 기운을 걸러내지 못할 만큼 지금 당신의 마음이 몹시 지쳐있으니, 제발 쉬어가라는 몸과 마음의 절박한 호소입니다.

우리는 때로 누군가의 아주 사소한 한마디에 온 세상을 잃은 듯한 상실감을 느끼지만, 사실 그것은 그 말 자체의 무게 때문이 아니라 내 안에 누적된 만성적인 피로 때문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작고 가벼운 돌맹이 하나에도 호수에 거대한 파문이 일어나는 것은, 그만큼 호수가 깊고 고요하며 맑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쉽게 상처받는 자신을 결코 미워하거나 자책하지 마세요. 당신은 지금 그저 아주 섬세하게 조율된 악기가 되어, 세상의 미세한 진동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것뿐입니다.

마음의 피부가 투명해진 날에는 잠시 세상과의 주파수를 끄고, 나만의 안전한 방주로 들어가 문을 굳게 걸어 잠가야 합니다.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 한 잔을 손에 쥐고, 가장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어 외부의 잡음을 완전히 차단해 봅니다. 타인의 말은 그저 그 사람의 입술에서 잠시 머물다 나온 공기의 떨림일 뿐, 당신이라는 고귀한 존재를 규정하는 절대적인 진리가 결코 아닙니다.

"왜 다들 나한테만 그러는 걸까."

어둠 속에서 이런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당신이 그만큼 많은 이들에게 마음을 열어두고 있었다는 반증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잠시 그 문을 닫고, 오직 나만을 위한 정원을 가꾸어야 할 시간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면 그 날카롭던 말들도 바람에 풍화되어 부드러운 모래알처럼 흩어져 사라질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수없이 상처받으며 자라나고, 그 상처가 아물고 덧난 자리에 단단한 굳은살이 박여 조금씩 더 강인해집니다.

상처는 아프지만, 그 틈새로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공감의 눈물이 흐르기도 합니다. 평범한 말에 무너지는 당신의 모습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당신이 여전히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는 아름다운 신호입니다. 세상에 무뎌진 사람들은 느낄 수 없는 그 섬세한 감정의 결을 당신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섬세함이 나를 찌르는 칼날이 되지 않도록, 잠시 스스로를 다정하게 보살피는 기술이 필요할 뿐입니다.

누군가의 무심한 말 한마디에 밤잠을 설친다면, 그것은 당신이 그만큼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따뜻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당신의 소중한 수면을 그 차가운 말들에 양보하지 마세요. 오늘 당신을 아프게 했던 그 먼지 같은 말들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보내고, 이제는 당신만을 위한 평온한 잠을 청하시길 바랍니다.

세상은 여전히 거칠고 투박하지만, 당신처럼 투명한 영혼들이 있기에 조금은 더 살만한 곳이 됩니다. 당신의 아픔이 헛되지 않도록, 그 상처 위로 새살이 돋아나 더 밝고 투명한 내일의 당신을 만들어줄 것입니다. 우리는 상처를 통해 비로소 나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타인을 향한 진정한 연민을 배우게 됩니다. 오늘 하루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이제 무거운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당신의 맑은 영혼을 포근한 이불 속에 뉘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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