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있는 사람이 유독 더 싫어지는 날이 있다.
같은 공간에 있는데 오히려 더 멀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작은 표정도, 짧은 말도 마음을 건드린다.
익숙함이 때로는 칼이 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잘 상처를 준다.
그리고 더 깊게 상처받는다.
스스로도 이유를 모를 때가 있다.
“왜 이렇게 싫지?”
이 질문만 계속 머리를 맴돈다.
감정은 그저 거칠게 흘러갈 뿐이다.
대화가 오히려 벽이 된다.
같이 있지만 공기가 다르게 느껴진다.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불편할 때도 있다.
머릿속에서 수많은 말이 맴돈다.
하지만 입 밖으로는 나오지 않는다.
말하면 더 상처를 줄까 두렵다.
말하지 않으면 혼자만 무거워진다.
둘 사이가 멀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아무도 소리는 내지 않았는데도.
마음이 혼자 조용히 흔들린다.
그럴 때 잠깐 멈춰 서 본다.
감정이 높아졌다는 건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다.
누군가는 책임과 사랑을 동시에 짊어지고 있다.
그래서 가끔, 마음이 무너진다.
상대가 변해서가 아니라
내가 지쳐 있을 때가 많다.
“왜 이런 마음이 들까?”
말 대신 스스로에게 묻는다.
잠시 숨을 고르면 감정은 조금 가벼워진다.
마음의 무게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가까운 사이는 당연하지 않다.
오래된 사이도 늘 새로 가꾸어야 한다.
익숙해질수록 배려는 줄어든다.
서로에게 ‘당연히’라는 말이 생겨난다.
당연함은 마음을 상하게 한다.
“너라서 더 말 안 해도 알겠지?”
이 말이 가장 관계를 멀게 한다.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가까울수록 말이 더 필요하다.
말이 줄어들면 마음의 거리는 멀어진다.
누군가 미운 건 그 사람이 나빠서만은 아니다.
그만큼 내 안에 감정이 쌓였다는 뜻이다.
정리하지 못한 감정은 언젠가 폭발한다.
그래서 미움처럼 흘러나온다.
감정은 역할을 가지고 있다.
나를 지키기도 하고 상처도 준다.
하지만 감정 그 자체는 잘못이 아니다.
다만 다루기 어렵다는 것뿐이다.
힘들 땐 감정의 무게를 알아줘야 한다.
그것이 나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기대가 더 크다.
바라는 것이 많다.
실망도 그만큼 깊다.
“왜 이해해 주지 않을까?”
“왜 나를 알아주지 않을까?”
이 질문들은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하지만 기대를 내려놓으면
관계는 한결 가벼워진다.
기대는 줄이고 표현은 늘릴 필요가 있다.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이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 건 무엇일까.’
화풀이를 하고 싶은 걸까.
이해받고 싶은 걸까.
위로가 필요한 걸까.
혹은 그냥 쉬고 싶은 걸까.
마음은 늘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발견하면 감정은 조금 정리된다.
감정이 정리되면 말도 부드러워진다.
그리고 관계도 다시 걸어갈 수 있다.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서
날 항상 따뜻하게 대할 의무는 없다.
나 또한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흔들린다.
마음은 때로 멀어졌다 다시 연결된다.
이것이 관계다.
이 흐름을 인정하면 조금 편해진다.
조금 미워졌던 시간도
사실은 서로에게 필요한 과정일 수 있다.
그 시간 덕분에 다시 다정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