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나를
문득 발견하는 순간이 있다.
사람들 사이의 웃음 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파도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 파도 속에 내가 설 자리가
없어 보일 때도 있다.
나는 왜 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까
혼자서 묻곤 한다.
왜 저들에게 자연스러운 것이
나에게는 이렇게 어색한 걸까
손끝이 조금 차가워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가만히 서서
내 마음의 속도를 들여다보면
조금은 알 것 같다.
나는 늘 조용히
천천히
조금 늦게 피어나는 쪽이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
누군가 그렇게 말해준다면
아마 가슴이 조금은 따뜻해질 것이다.
그 말은
내가 못난 게 아니라
그저 다르게 태어난 것뿐이라는
작은 위로처럼 들린다.
모두가 같은 속도로
친해지는 건 아니다.
누군가는 빠르게 웃음을 터뜨리고
누군가는 천천히 이름을 불러본다.
어떤 마음은 금방 가까워지고
어떤 마음은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후자였을 뿐이다.
세상은 자꾸만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을
더 능숙하고 더 멋진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마음이란
빨라서 좋은 것도
느려서 나쁜 것도 아니었다.
그저 각자의 온도와
각자의 호흡이 있을 뿐이다.
나는 느린 마음이었다.
그래서 조금 늦게 열리고
조금 늦게 다가가고
조금 늦게 웃는다.
하지만 늦게 웃는 마음이
더 진실할 때도 있다.
“지금의 너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야.”
이 말은
나를 위한 약속처럼 들린다.
남들과 나를 비교하지 않아도 괜찮고
내 속도를 억지로 빠르게 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나대로
사람들 속에 존재하면 된다.
때로는
혼자 있는 시간이 더 편안할 때가 있다.
그 고요 속에서만
내 마음이 숨을 쉬는 것 같을 때가 있다.
그 시간을 두려워하지 말자.
그건 고립이 아니라
회복에 가까웠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었다.
조금 느리고
조금 조용하고
조금 서툴렀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결이었다.
사람들 사이에 끼지 못해
한 발 뒤에서 서 있는 날에도
나는 존재하고
나는 의미 있고
나는 충분하다.
누군가는 나의 속도를
끝까지 기다려줄 것이다.
조용한 마음도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쉼터가 될 수 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다시 용기를 얻는다.
그러니 오늘은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내가 한 발짝 내딛는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기다려온 순간일지도 모른다.
나는 내 속도로
사람들 사이에 스며들 것이다.
그리고 그 속도는
내가 살아온 시간들이 만든
가장 진실한 리듬이다.
그러니 정말 괜찮다.
지금의 나도.
아무것도 꾸미지 않은 나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