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우리는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하다.
남들이 보지 못한 작은 실수에도 마음이 먼저 무거워진다.
그 무게가 괜히 더 크게 느껴진다.
숨이 얕아지고, 마음은 좁아진다.
왜 이렇게밖에 못 했을까.
왜 나는 늘 부족한 부분만 보게 될까.
왜 사람들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지 못할까.
그런 질문이 머릿속에 가득 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언제부터 나에게 이렇게 엄격해졌을까.
누가 그렇게 하라고 했던 것도 아닌데.
누군가가 나를 평가하는 것도 아닌데.
내가 나를 너무 빨리 몰아붙이고 있었다.
멈춰야 한다는 신호를 들으면서도
정작 멈추는 법을 잊어버린 사람처럼.
그래서 어느 순간 마음이 말한다.
“잠깐만 멈춰도 돼.”
그 말이 조용히 내려앉는다.
그러면 마음 한쪽이 천천히 풀린다.
숨이 조금씩 깊어진다.
생각의 속도도 조금 느려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느낌이 스며든다.
나는 서툴다.
서툴렀던 적도 많다.
앞으로도 서툴 날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서툴다는 건 미완성이란 뜻이다.
미완성은 성장 중이라는 말과 닿아 있다.
그래서 서툼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가능성이다.
그 사실을 우린 자주 잊는다.
잠시 숨을 고른다.
깊게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쉰다.
그 작은 동작 하나가
하루를 바꿀 수도 있다.
아니, 나를 바꿀 수도 있다.
“너무 급하게 가지 않아도 돼.”
누군가가 아닌
내가 나에게 건네는 말이다.
그 말은
내가 들려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위로다.
천천히 나아가도 된다.
느리다고 해서 멈춘 게 아니다.
쉬어가는 길도 결국 앞으로 가는 길이다.
그 속도는 나만의 리듬이며
누군가와 비교할 필요가 없다.
살아가는 동안
마음이 다치는 날도 있고
흔들리는 날도 있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 날도 많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를 더 미워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미워한다고 나아지는 건 하나도 없다는 걸.
대신 다독여야 한다.
괜찮다고 말하는 대신
수고했다고 말해줘야 한다.
실수했다고 혼내는 대신
배웠다고 인정해줘야 한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를 딛고 서 있다.
어제의 실수도
어제의 서툼도
다 지금을 만들었다.
그걸 생각하면
조금은 고맙기도 하다.
그날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만큼은 나에게 다정해지기로 한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을 작은 약속을
조용히 마음속에서 꺼내든다.
“괜찮아.”
“조금 느려도 좋아.”
“너는 지금도 충분히 소중해.”
그 말들이
작은 불빛처럼 마음에 켜진다.
어둠을 몰아내는 건
언제나 거대한 빛이 아니라
이런 아주 작은 온기라는 걸
나는 오늘 또 배운다.
나는 완벽할 필요가 없다.
완벽하지 않아도 사랑받을 수 있다.
서툴러도 괜찮다.
넘어져도 괜찮다.
조금 돌아가도 괜찮다.
그 모든 순간에도
나는 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생각보다 단단하고
생각보다 잘 버티고
생각보다 더 소중하다.
그러니 오늘은
나에게만큼은 부드럽게 대하자.
나를 꾸짖는 대신
살며시 안아주자.
조금 서툴러도
그 서툼 그대로를 사랑해보자.
나에게 주는 다정함은
언제나 가장 늦게 준 선물이었다.
이제는 그 선물을
조금 더 빨리 꺼내어
조금 더 자주 건네도 좋겠다.
그렇게 나는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 되어간다.
나를 돌보는 사람이 되어간다.
나에게 가장 먼저 손 내미는 사람이 되어간다.
그리고 마침내 깨닫는다.
조금 서툴러도
그 자체로 충분히 소중하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