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허전해서 자꾸 먹기만 할 때

by 동이

오후 세 시, 시계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순간, 나는 어김없이 냉장고 문을 엽니다. 배가 고픈 것은 아닙니다. 방금 점심 식사를 끝냈고, 위는 이미 가득 차 있습니다. 하지만 나의 손은 무언가를 집어 드는 것을 멈추지 못하고, 입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씹고 있습니다. 이 행위는 일종의 의식(儀式)과 같습니다. 음식은 나의 영혼이 겪고 있는 감정적인 공백을 채우기 위한 임시적인 도구가 됩니다.

마음이 허전할 때, 그 공허함은 마치 깊은 우물처럼 느껴집니다. 무엇을 넣어도 바닥이 보이지 않는 그 우물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나의 슬픔, 외로움, 혹은 알 수 없는 불안의 총체입니다. 나는 그 우물을 채우기 위해 눈에 보이는 가장 확실한 물질인 음식을 택합니다. 음식을 씹고 삼키는 그 짧은 순간의 자극과 포만감은,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가 텅 비어 있지 않다고 착각하게 만듭니다. 달콤한 맛은 잠시나마 현실의 씁쓸함을 잊게 해주는 가장 쉬운 도피처입니다.

음식을 통해 얻는 위안은 일시적이고 찰나적입니다. 허겁지겁 모든 것을 삼키고 나면, 우물은 다시 본래의 깊이로 돌아가 있고, 그 위로 채워지지 않은 공허함과 함께 후회와 자책이라는 새로운 짐이 쌓입니다.움직이 왜 또 그랬을까, 왜지 마음 하나 통제하지 못했을까. 이 패턴의 반복은 나를 더욱 깊은 악순환의 고리로 몰아넣습니다. 나는 내 몸을 미워하게 되고, 내 마음의 허전함을 더욱 깊게 파고드는 것입니다.

사실 내가 갈망하는 것은 빵이나 과자가 아닙니다. 그것은 따뜻한 말 한마디일 수도 있고, 나를 안아주는 타인의 체온일 수도 있으며, 혹은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존재의 확인일 수도지금 이 순간에도 인간관계의 복잡함과 위험을 감수하느니, 나는 차라리 냉장고 속의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위안을 택합니다. 음식은 나를 거절하지 않고, 나에게 상처 주지 않으며, 언제나 그 자리에 조용히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해야 얼마나 비겁하고도 슬픈 선택입니까.

밤이 깊어질수록 허기는 더욱 강렬해집니다. 하루 종일 억눌렀던 감정들이 잠들기 전 한꺼번에 폭발하려 할 때, 나는 다시 한번 주방으로 향합니다. 희미한 달빛 아래서, 나는 음식을 입에 넣고 눈을 감습니다. 이 행위는 스스로를 벌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위로하는 모순적인 몸짓입니다.방치하 허전함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허전함을 숨기기 위해 음식을 방패막이로 쓰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언젠가는는 음식이라는 도피처 대신, 내 마음의 우물을 들여다보고그 마치 무엇이 결핍되어 있는지 진정으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그때가 되어서야 이 무한한 우물이 조금씩 흙으로 채워지기 시작하고,력 상 비로소 진정한 포만감, 즉 마음의 평화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까지 나는 오늘도태로 허전한 우물에 음식을 던져 넣으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력 속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뒤에 숨겨진 이 고독하고 날카로운 불안이야말로, 내가 치러야 할 가장 비싼 대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이 불안을 나의 새로운 동반자로 인정하고, 이 높은 곳에서의 삶에 익숙해지는 법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함을 의미합니다. 그 빛이 너무 밝고 눈부셔서, 나는 차라리 익숙한 어둠 속에 머물기를 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이 모든 것을 뒤로하고 새로운 아침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을. 그 날이 오기까지 나는 이 그림자의 무게를 짊어지고 또 하루를 살아낼 것입니다. 다만, 그 언젠가를 위해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놓아줄 용기의 씨앗을 몰래 심어두고, 언젠가 스스로 싹을 우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감정 표현이 귀찮아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