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보다가 문득 내 얼굴이 낯설게 느껴진 이유는, 그곳에 한때 머물렀던 웃음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입꼬리를 올리는 법을 잊어버린 사람처럼 나의 표정은 중력의 방향대로 정직하게 하강하고 있고, 세상의 어떤 우스갯소리도 내 가슴의 막을 두드리지 못합니다. 웃음이 사라진 자리를 채운 것은 차가운 이성과 건조한 일상뿐이어서, 나의 하루는 명도 낮은 흑백 사진처럼 무미건조하게 흘러갑니다.
"마지막으로 크게 웃어본 게 언제였더라?"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지만, 사진첩 속의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처럼 낯선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웃음은 마음의 환기구와 같아서, 그것이 닫히는 순간 내면의 공기는 탁해지고 정신은 질식하기 시작합니다. 억지로 만들어낸 미소는 경련처럼 얼굴 위를 맴돌다 사라지고, 그 뒤에 남는 공허함은 웃지 않았을 때보다 더 깊은 우울을 가져옵니다.
"세상이 더 이상 재미있지 않아, 아니면 내가 재미없는 사람이 된 걸까."
어린 시절엔 길가에 굴러가는 낙엽 하나에도 자지러지던 순수함이 있었는데, 이제는 어떤 거대한 희극 앞에서도 분석적인 시선으로 결말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경이로움이 사라진 자리에 웃음이 깃들 리 만무하고, 모든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오만이 나의 유머 감각을 거세해 버린 것입니다.
"웃음은 근육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탄력 문제야."
탄력을 잃은 고무줄처럼 축 늘어진 마음은 더 이상 즐거움이라는 진동에 반응하지 않습니다. 나는 잃어버린 웃음을 찾기 위해 광대의 흉내를 내보기도 하고, 억지스러운 자극을 찾아 헤매기도 하지만 진실한 웃음은 결코 강요로 얻어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마음의 빗장을 풀고 자신을 무장 해제했을 때만 찾아오는 불청객 같은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더 가벼워지면 어떨까, 인생을 숙제가 아닌 축제로 본다면."
말은 쉽지만, 굳어버린 일상의 무게를 견디는 나에게 '가벼움'은 가장 무거운 단어처럼 다가옵니다. 하지만 나는 믿고 싶습니다, 내 안의 웃음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시 겨울잠을 자고 있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봄이 오면 언 땅이 녹고 시냇물이 소리 내어 흐르듯, 내 얼굴에도 다시 잔잔한 파문 같은 미소가 번질 날이 올 것입니다.
"그때까지는 웃지 않는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어."
억지로 웃지 않아도 괜찮다는 자기 위안이 오히려 작은 위로가 되어, 아주 희미한 근육의 떨림을 만들어냅니다. 그 작은 떨림이 언젠가 찬란한 폭소로 터져 나올 그날을 기다리며, 나는 오늘 무표정한 얼굴로 침묵의 가치를 찬찬히 음미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