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에게
오늘은 한여름. 7월 8일이야. 옛날에 내가 이별하고 종일 울기만 하던 때, 네가 해준 유자 토마토 덕분에 살았던 기억이 나. 오늘 마침 ‘토마토 소르베’를 해 먹었는데 요즘 들어 기운 없는 너에게 향긋한 위로를 전하고자 레시피를 보내.
먼저 싱싱하게 잘 익은 토마토 세 알을 골라 세척하고 초록색 꼭지를 떼어 내. 토마토를 네 등분으로 썰고 질긴 껍질을 제거해. 대충 막 손으로 벗겨내면 돼. 먹기 좋게 손질된 토마토를 믹서기에 넣고, 설탕 한 티스푼, 얼음 대여섯 개, 물 약간, 레몬즙을 넣고 토마토 주스가 될 때까지 갈아. 그다음 높이가 낮은 통에다 붓고 얼리면 돼. 하룻밤만 지나면 꽝꽝 얼 테지. 이제 큰 포크로 얼음을 긁어낼 차례야.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부서지는 소르베. 먹을 만큼 긁어서 오목한 컵에 담고, 레몬즙을 살짝 뿌려줘. 맛있을 거야. 장담해.
토마토의 시큼한 눈물에는 자고로 향긋한 위로가 어울리지, 안 그래? 이제부터 너의 ‘유자 토마토’와 나의 ‘토마토 소르베’를 교환하자. 서로의 톡 쏘는 위로가 되게끔 말이야. 토마토가 제철인 여름에는 눈물도 마를 새 없이 울창하니까 자주 먹고 더 우렁차게 울자. 매미처럼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