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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y의 사소한 긁적임 Mar 06. 2022

나에게 실망할 수 밖에 없던 날

게으름이 화살처럼 돌아온 날.

실수와 오만으로 뒤덮인 날.


1. 여권

2024년 7월까지 학업이 계획되어있기에, 2023년에 만료되는 여권을 갱신해야했다. 얼른 새로운 여권의 사본을 대학교에 제출해서 비자를 받아내야했기에, 오늘 점심을 먹은 후 구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드라이브에 있었던 증명사진을 찾아 사진관에서 만원주고 여권사진으로 인화한 다음, 여유있게 2km정도가 되는 거리를 걸어서 갔다. 구청에 가서 서류들을 다 제출하니, 직원이 2024년 만료인데 왜 바꾸세요?라고 하셨다. 헉. 2023이라고 본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너무 바보같다. 그런데 2021년 12월 21일부터 여권이 새롭게 바뀐다고 하는 전단지가 보였다. 어차피 왔으니 새로운 여권으로 바꾸지뭐. 사진이 언제꺼냐고 물어보시길래 3개월 전에 찍었다고 했다(더 오래전인데). 주민등록증과 사진이 똑같다고 했다. 딱 걸렸다. 그런데 그냥 해주셨다. 나오면서 홀롤로 아주 기분이 좋아가지고 역시 나는 될놈될이야~ 하면서 집에 갔다. 그런데. 집에가는길에 구청에서 전화가 왔다. "전에 여권이랑 사진이 똑같아서 안되요. 사진 다시 가져오세요" 한숨을 픽 내쉬었다.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진이지만 어쩔수없이 가서 3개월 전에 찍었던 비자사진을 다시 만원주고 인쇄했다. 택시타고 다시 중구청으로 가서 사진을 냈고, 결국 완료되었다. 정말 바보같다. 2024를 2023으로 본 것도 진짜 미친 것 같고, 사진을 전 여권이랑 똑같은 사진을 가져가서 신청한것도 겁나 어이가 없다. 이왕 인쇄하는거 11월에 찍은거로 인쇄하지, 생각없이 그런 사진으로 한 게 진짜 어이가 없다. 이러니까 사람이 계획을 하고 살아야한다. 여권 바꾼 것 때문에 제발제발 문제없어야할텐데. 토플 성적이 전 여권이랑 연결되어있는데. 망했다.

+결론: 여권 바꾼 것과 토플 성적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었다.. 게다가 여권 바꿔도 전 여권을 비자 심사에 들고오란다. 결국엔 별 문제 없었고, 그냥 하루만 기분이 똥이였던 것... ㅋ 


2. 세금

월요일에 연말정산을 하며 아주 지옥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냥 원래 하던대로 하면 되겠지 해서 서류 적당히 준비해갔는데ㅋ.ㅋ 와... 일단 이번에 아버지가 부양가족이 되는것도 모르고 있었고요? 운전자보험이 갑자기 공제안된다그래서 정말 헉. 헉.헉.헉. 숨도 제대로 못쉬며 서류를 막 준비해댔다. 평소에 엄마한테 잘 연락도 안하는데 이번에 갑자기 전화해서 이것저것 하라고 하고. 참 필요할때만 전화하는 착한 딸. 결국 어찌저찌 해서 다 했는데, 오늘 다시 직장에서 연락이 왔다. 월세공제가 조금 이상하다면서. 전세를 재계약하면서 반전세가 되어 월세까지 내는데, 월세와 관리비를 같이 집주인 남편한테로 내고있었다. 이전 전세 살때와 똑같으니 당연히 그렇게 송금하고 있었는데, 집주인 명의 계좌로 입금해야 월세 공제가 된다는 거다. 월세가 아주 조그마한 금액이라, 뭐 공제 안받아도 상관은 없는데, 이거를 생각하지않고 1년 살았다는게 참으로 한심한 것. 집주인에게서 확인을 받은 서류가 있으면 괜찮을 것 같다고 해서 오늘 집주인한테 연락해보았는데 역시나 반응은 싸늘하다. 주변 땅값은 올라갔는데 우리만 재계약으로 5퍼센트밖에 못올려 아주 배아파하고 있는 우리 집주인께서는, 내가 월세를 신고한다는 것을 아주 탐탁치않게 여기며(2만6천원가지고 그걸 하는거에요?) 미안하다는 말로 서류는 못적어주겠단다. 정말정말 너무 짜증났다. 진짜 말 그대로 너무 짜증났다. 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것으로 인해 비상식적이라고 판단되는 것이 참, 짜증났다.


+결론: 집주인과 원래 냉랭한 관계였고, 연말정산도 아버지 부양가족 등록덕분에 공제도 많이 되어서 월세 정산은 별 필요도 없었다. 우리 행정실 선생님이 나한테 아주 현명한 조언을 해주셨다. "이러면서 배우는 거더라구요." 맞다. 배우면 된거다. 그냥 하루만 기분이 똥이였던 것..ㅋㅋ 


나에게 실망한 날 = 인생에 대해 아주 많이 배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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