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백수 일기
설 연휴가 끝나간다.
내일은 교회를 가니 사실상 오늘이 아무 일정이 없는 마지막 휴일인 셈이다.
아침부터 눈 내린 청담공원을 몇 바퀴 돌고 평행봉과 철봉을 하고 와서인지 상쾌하다.
눈이 오면 미끄럽긴 해도 아름다운 설경이 보고 싶어 일부러 공원을 향한다.
오는 길에 어머님을 모시고 와 아이들과 다 함께 떡만둣국을 먹었다.
두 딸들이 엄마와 월남쌈, 샐러드등을 준비해 놓아 제법 보기 좋은 식탁이 차려져 있었다.
그저께 매봉역 카페에 갔다 오다 아내가 어머님 집에 들르자더니 불쑥 초대를 했다.
설 전날 인사만 드리고 당일은 처갓집 식구들만 우리 집에 모였던 것이 걸렸던 모양이다.
어떤 경우에도 어머님은 며느리들에게 서운해하거나 곡해하지 않으신다.
힘겨웠던 막내아들과 살아 주는 것, 거기다 자녀들까지 잘 키워 내 감지덕지다.
콩으로 메주를 쒀도 고마운 며느리다 보니 이런 생각도 하는 것 같다.
어머님도 좋으셨는지 돌아 가시는 길 구태여 하나로마트에 가서 장을 봐주신다.
2025년을 위해 계속 글로 다짐을 하다 보니 조금씩 변화가 생기는 것 같다.
새벽에 눈이 떠지고 거실로 나와 책과 성경을 읽고 글을 쓴다.
오늘 새벽 "몰입의 즐거움"을 읽다 보니 그림을 그려야 하는 이유가 선명해졌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장 몰입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행복과 고통은 동전의 양면이다.
무엇인가를 향해 나아갈 때 힘들고, 그 고통을 상쇄하기 위한 도파민이 나와야 즐겁고,
재밌어야 집중하게 되고, 몰입해야 행복해지는 것이다.
을사년은 무엇인가를 준비하는 고통을 감내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