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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로 Sep 12. 2024

남녀 차이

결혼 20년 차 일기

남녀 차이      2020년  8월  18일


 어제는 아내 휴가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하루 종일 집에 있다가 오후 늦게 아이를 대치동 학원에 데려다주고 남양주 나인블럭 카페에 갔다.

보통 평일 오전에 가던 곳이라 공휴일은 처음이었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 없어 창가에 자리를 잡고

크림 파스타와 커피를 먹으며 수다를 떨었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저녁 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친구 부부 이야기를 하다가 싸움고 말았다. 

황당한 건 친구 부부의 문제를 가지고도 싸울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친구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아 함께 만날 때 불편했던 기억이 떠올라 이야기를 꺼냈다.

아내는 남편이 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고, 나는 아내가 그러면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내가 볼 때 친구는 연애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한결같은데, 아내가 갱년기가 오면서 남편을 힘들게 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아내는 부인이 오랫동안 참아 오다 폭발한 것이니 이제는 남자가 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상대를 바꾸려 하지 말고 자기 마음을 고쳐 먹어야 한다고 했고, 아내는 남자들이 너무 여자를 모른다고 맞받아 쳤다.


 그렇게 똑같은 주장을 서로 반복하다가 아파트 주차장까지 와서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차 안에 앉아 계속 논쟁을 버리고 말았다. 나는 아내의 주장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져 거친 말이 튀어나왔고, 아내는 나의 그런 태도를 문제 삼으며 뭐라했다. 어떤 합의점도 찾지 못한 서로가 어이가 없다며 얼굴을 붉히고 씩씩거리며 집으로 올라왔다.


 다른 부부의 문제를 가지고도 이렇게 생각의 차이가 심하니, 우리 부부의 문제였다면 큰 싸움을 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이렇게 남녀 생각 차이가 크조금도 공감할 없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도 우리는 지금 친구 부부를 빗대어 서로의 속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남자들의 본성은 바뀌지 않으니 잔소리하지 말라는 내 속마음 얘기였고, 아내는 여자가 싫다고 하면

남자가 변해야 한다는 자신의 입장을 대신 말하고 었던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그렇게까지 아내 얘기를  반박하며  아내 생각이 틀렸다고 끝까지 싸울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남녀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비난하거나 설득하려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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