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위한 성공들
우리 주변에는 성공을 위한 성공들이 많다.
요즘은 취업이 쉽지 않아 조금이라도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모두가 달려가고 있다.
성적 순서대로 줄을 세우듯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해졌다.
스카이, 서성한, 중경외시, 건동홍숙, 국숭세단.. 서울 상위권 대학들의 앞 글자를 따서 공식화된
대학 순위가 정해져 있다.
최상위권 친구들은 "의치한약수"순이고 문과는 경영, 경제를 나와 로스쿨 진학하여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코스이다. 이 순위가 바로 졸업 후의 첫 월급 순위와 비슷하다고 한다.
최근엔 치대를 나와도 첫 급여 수준이 얼마 안 되고, 변호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제는 대학 간판으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는 시대이다. 우리 아이들은 공부에 목숨 걸며 불행한 학창 시절을 보내지는
않아 더 기뻤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큰 아이는 고등학교 시절이 가장 즐거웠다며 지금도 가끔 고등학교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다.
고3 때 처음 대치동 학원을 가서 수학 성적이 오르자 너무 늦게 보낸 것 같다는 후회도 했지만, 대학에 대한 큰 욕심은 없었다. 물론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열심히 하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서 속으론 안타까워했다.
그래도 내버려 둘 수밖에 없어 두 아이 모두 고1 때 3등급 후반 내신이 나왔다. 큰 아이 수시 때는 어느
대학을 접수했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다음날 카페에서 아이에게 처음 들었을 정도였다.
어쩌다 내가 아내에게 너무 아이들을 내버려 두는 것 아니냐며 조급한 마음을 내비칠 때면, 아내는 항상
다 이유가 있을 거라며 도인 같은 소리를 하곤 했다.
성공을 위한 성공이란 성공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경우이다.
이 경우는 일시적 성공을 거둔대도 결국에는 불행해진다. 돈을 위한 돈을 벌다 쓸쓸히 죽는 부자들이나,
결혼 위한 결혼을 해서 더 불행해지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방향이 중요하다. 성공에 대한 방향이 맞으면 그곳을 향해 가는 모든 과정이 성공일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성공한 것 같아도 그 모든 순간이 실패일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고 가지 않으면 정상에 도달한 것 같아도 결국은 공허해질 수밖에 없어 또 다른 성공과 행복을 찾아 헤매게 될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그런 소식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최근에 주병진 씨 맞선 보는 프로가 방송을 탔다. 젊었을 때 최고의 개그맨이자 사업가로 성공했고, 지금도 멋진 모습이었다. 사회적 명성과 부를 다 이뤄 너무나 좋은 집에 살고 있었지만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는 않았다. 본인도 가족이 없는 집은 아무 소용없다며 누가 와서 밥만 해줘도 행복해 눈물이 난다고 고백하였다.
젊어서 너무 가난해 오직 돈만을 목표로 달려왔다는 것이다. 진정한 성공의 방향으로 조금만 일찍 틀었더라면 좀 더 행복한 삶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사업가, 정치가 등 사회적으로 성공적인 삶을 살던 사람들 가운데도 한순간에
몰락하는 뉴스들도 접하게 된다. 우리 주변 평범하게 살던 사람들도 중년 이후에 더 불행해지는 사람들도 있다. 아마도 대부분 부부관계의 공허함을 어디선가 메우려 했던 사람들일 것이다.
우리는 본능에 충실한 동물이라 끊임없이 자신의 방향을 돌아보지 않으면 엉뚱한 방향을 항해 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왠지 뻔한 얘기 같지만 가족 안에서의 성공이 가장 큰 성공이라고 말하고 싶다.
성공을 위한 성공보다는 행복을 위한 성공을 향해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