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를 마치며
우연히 듣게 된 아버지의 생애 이야기.
“아버지, 너무 파란만장한데
아버지 이야기를 글로 정리하시면 어때요?”
“무슨 정리를 해!”
아버지는 단칼에 거절하셨다.
나였다면 평생 자식들에게,
손주들에게 한 얘기 또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아버지는 자신의 이야기를 굳이 정리할 생각이 없으셨다.
하지만 나는 그 이야기를 글로 남겨야겠다고 다짐하였다.
해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독자가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나를 발견하였다.
그럼에도 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나 역시 흩어진 사람이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나는 스스로
다른 땅에서 살아가기를 선택한
자발적 디아스포라였다.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헤어진 그 장소에서
가족들이 아직도 그대로 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조사해 본 바로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컸다.
남한에서도 이북에 속해 있다가
휴전 이후 남한으로 귀속된 강원도 지역의 주민들조차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키는 정책이 있었다.
그렇다면 남겨진 가족들은
어떠한 삶을 살았을까.
나 역시 아내로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다른 체제 아래 홀로 남겨졌다면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았을까.
나의 인간성은
어떻게 발현되었을까.
역사적 흔적을 따라가다 보니
아버지가 듣고 싶어 하지 않을
결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내가 언급해야 할까.
‘필명으로 쓰면 되지.’
한 걸음 물러서 보기도 했다.
‘그러면 그냥 쓰지 말까.’
그렇게 망설이면서도
금요일이면 브런치에 글을 올려 왔다.
지난 2월 4일 입춘날,
아버지는 세상에 안녕을 고하셨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아버지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시지 않을까.
헤어졌던 가족들과 다시 만나
그 긴 세월의 오해와 상처를 어루만지며
서로 위로를 주고받고 계시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 결말을 내가 이끌어내야 하는 걸까.
나는 아직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잠시 멈추고 지금까지 준비해 온 이야기를
다시 돌아보고 2부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