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을 줍는다는 것

by 김 신

오타니 쇼헤이는 일본의 야구선수이고 LA 다저스 소속이다.
나는 야구뿐 아니라 스포츠 전반에 전혀 흥미가 없다.

스포츠 관련 기사나 올림픽, 월드컵 같은 세계적인 축제도 전혀 보지 않을 정도로 관심이 없다.
그런 내가 왜 오타니를 언급하냐고? 그의 삶에 특이한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쓰레기 줍기다.
오타니는 종종 화면에 쓰레기를 줍는 장면이 잡히곤 한다.

단순히 이미지메이킹을 위한 행동? 아니다.
오타니의 쓰레기 줍기의 배경을 알기 위해선 그의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오타니는 고교 시절, 코치의 권유로 ‘만다라트’를 작성한다.
만다라트는 마인드셋을 위한 도구로, 목표를 8개의 세부 목표로 나누고
다시 그것들을 행동으로 구체화하는 구조다.

오타니의 만다라트에는 ‘운’이라는 영역이 있었고, 그 안에 ‘쓰레기 줍기’가 있었다.
쓰레기를 줍는 게 정말 운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에게 이 행동이 어떤 철학에서 비롯된 건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오타니가 쓰레기를 줍는 행위를
“운을 줍는다”라고 믿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다.
그래서 나도 어느 순간부터 길에 쓰레기가 보이면 주워보게 됐다.

쓰레기를 줍는다는 건
무언가를 능동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감각을 느끼게 해 줬다.

“운을 줍는다”라고 생각하니, 괜히 설레는 기분이 들었고
반대로 쓰레기를 버리면 “운을 버린다”는 죄책감이 생기기도 했다.

물론 쓰레기를 버리고 안 버리는 게 중요한 건 아닐지도 모른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 행동에 담긴 ‘마음’이다.

쓰레기를 버리지 않음으로써
마음이 충만해지고, 사소하지만 깊은 행복이 생겼다.

한없이 작은 존재인 내가
지구의 한 모퉁이를 청소하고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