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경남 문학과 문화예술의 문학전당

003. 경남문학관

by 바이크 타는 집사

<경남문학관>

- http://gnmunhak.co.kr/index.php


관람시간: 10:00~17:00
관람료: 무료
휴관일: 일, 월요일 및 법정 공휴일
문의전화: 055) 547-8277, 8279


경남문학관 & BMW R18클래식




모터사이클 전국 문학관 투어 세 번째, 경남문학관이다.


경남문학관은 경남문인협회 부설 독립기관으로, '경남 문인들의 문학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립된 경남 문학의 전당'이다. 애초 경남문학관을 방문할 계획을 세울 때 마산문학관, 이원수문학관과 함께 코스를 잡았다. 모두 창원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총 약 23km, 40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내비에 찍힌다. 관람시간까지 포함하면 넉넉하게 3시간은 잡아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서 출발하면 마산문학관 - 이원수문학관 - 경남문학관 순서로 둘러보게 되는데, 검색할 때까지만 해도 경남문학관이 가장 크고, 관리가 잘되는 곳이라 생각했다. 별도의 홈페이지까지 있었고, 경남의 문학을 대표하는 곳이며 '희귀 도서, 문인 육필원고, 지역 문예지, 동인지를 전시'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어서 꽤 기대했다.



1999년 건축허가를 받고 본격적으로 문학관이 운영되었다고 한다.
문학관 내부 전시실 입구와 작은 정원


처음 들어선 경남문학관의 입구는 다소 초라한 느낌이었다. 관람객을 기다린다는 느낌이 없었다. 그래도 ’경남‘ 문학관인데 싶어 약간의 실망감도 느꼈다. 심지어 전시관 입구 중앙에만 불여 켜져 있고, 안쪽은 불도 켜져 있지 않았다. 내가 문학관 전시실에 들어서자 직원분이 의아한 표정으로 '어떻게' 왔는지를, '왜' 왔는지를 거듭 물으셨다. 방문객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그런 것 같았다. 그냥 구경하러 왔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여쭙고 나니, 입구 쪽에만 켜져 있던 전시실의 불을 모두 켜 주셨다. 전시실은 '자료를 모아두는 장소' 같은 느낌이었다.


전시실의 일부. 자료를 전시한다기 보다 자료를 모아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다소 실망한 나머지 혼자서 조용히 홈페이지에 다시 들어가 이곳이 뭐 하는 곳인지 좀 더 상세히 문학관 소개 등을 읽어 보았다.


경남문학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본 바로는(소개 및 문학관 정관 등) 외부인들에게 경남문학을 소개하고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관람시설이라기보다 '경남 문학'의 자료를 보관하고 문학 관련 사업을 지원, 육성하는 곳이었고, 더불어 문인의 집필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곳이었다. '경남문인협회'의 산하 독립기관이라고 한다.
경남문학 관련 '자료 보관과 연구', '지역 문학 활동 지원'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 모든 오해는 내 사전 조사가 철저하지 못했던 탓이다.


경남문학관의 특성을 알고 나니 문학관이 다르게 보였다. '경남 문학'의 발자취를 남기고 이를 이어나가기 위한 경남문인협회의 노력에 감사함이 느껴졌고, 내 오해가 부끄러웠다. 어찌 보면 경남문학관의 전시실도 '관람공간'이라기보다 역사적 '자료 보관'을 위한 공간이었다. 다양한 자료들을 전시실에 분류해 둔 것이었다. 전시된 자료를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오래된 책들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초판본들도 보였고, 역사적으로 유명한 시집이나 서적의 아주 오래된 서적들이 보관되어 있었다. 꽤 가치 있는 자료들이 많아 보였다.


1946년 육사시집, 1959년 꽃의 소묘(김춘수),
1956 이상전집. 1946 정지용시집


육사시집과 김춘수 시집은 초판이 출판된 연도로 검색이 되었다. 당연히 초판본인 듯하다. 이상전집 역시 1956년에 발행되었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초판본일 것이다. '정지용시집'은 일제 강점기 정지용은 절필을 했고, 해방 이후 바로 시집을 냈으니 1945년 '정지용시집'이 나왔을 것이다. 전시된 '정지용시집'(위 사진 오른쪽 아래)은 1946년이라 검색해 보니, 재판본으로 검색이 된다. 옛 서적을 거래하는 곳에서 200만 원의 가격에 재판본을 판매하고 있는 것도 검색하다 알게 되었다.


꽤 소중한 자료들이 많이 보관되어 있고, 요청한다면 관련 전시들에 대한 안내도 받을 수 있다고 홈페이지에 나와 있었다. 미리 알고 갔으면 안내도 요청해서 설명을 들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후회가 든다.


경남문학관 홈페이지 견학안내


아무도 방문하는 이가 없고 나 혼자여서, 혹시라도 가서 직원분에게 설명을 부탁드려 보면 해 주실 것 같다는 생각이 잠깐 들긴 했는데, '내향인'인 나는 시도 조차 하지 않는다. 그냥 뚜벅뚜벅 내 갈 길을 가고, 내가 보고 싶은 것을 알아서 찾아볼 뿐, 가서 말 걸고 부탁하지 않는 편이다. 귀찮기도 하고, 굳이 뭐 그렇게 일하시는 분들을 귀찮게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렇다. 말 걸고 부탁하려면 뭔가 마음속에 '결심' 같은 걸 해야 하는 ㅎㅎㅎㅎ 나는 그렇다. 내년이면 반백살이 되는데도 그게 그렇게 쉽지 않다. 어쨌든 오래된 것들을 좋아하는 나는 재미있게 구경했다.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면 정면에 설치된 '이야기가 있는 사진전'


그리고 입구에 들어서면 '이야기가 있는 사진전'을 중이었다. 사진과 함께 도내 작가들의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었다. 요즘 고화질 인쇄가 가능한 곳도 많고, 사진과 글이 어우러지게 멋진 편집을 도와주는 곳도 많아, 사진을 좀 더 크게 출력하고 글씨도 더 크고 선명하게 해서 전시실 안과 야외 정원 쪽으로 이어지게 전시하는 것도 좋았을 텐데 하는 조금 아쉬움은 있었지만, 소소하고 감동적인 글들이 발길을 잡았다. 특히 같은 성당 다니며 자주 인사 나누곤 했던 민창홍 선생님의 사진과 글도 보였다. 민창홍 선생님의 '도도새를 생각하는 밤'이 작년 윤동주문학생을 수상했던 터라 더욱 반가웠다.


2층도 있었는데 2층은 자료실과 세미나실이었다. 각종 행사도 하고 문학 관련자료들을 열람할 수 있는 곳인 것 같았는데, 2층 올라간 개단 앞에서 다시 직원분을 다시 만났는데 2층은 세미나실과 자료실이 있는 곳이라 관람하는 곳이 아니라고 하셨다.


어찌 되었든 경남문학관은 그렇게 조용히 경남문학을 지켜가고 있었다.

경남문인협회의 노력에 감사드린다.





한 줄 느낌

소박하지만 경남문학을 지켜나가는 경남문인협회의 노력이 오롯이 담겨 있음을 느꼈다.


한줄평

관람에 최적화된 문학관은 아니지만, 희귀본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문학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