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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요한 성실이 Jun 09. 2024

4월 23일 사건 2일 차

집요하게 복기해 본  하이브의 감사 그다음 날의  보도내용

D-Day 다음날인 4월 23일, 사건 2일 차에 나왔던 기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날 보도를 통해, 하이브가 대중들의 여론을 이끌고자 하는 방향, 그 의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고찰을 했을 때에는, 

아직, 어느 쪽이 진실을 말하느냐, 사실관계가 아직 밝혀지기 전이었습니다만, 

보도 자료의 의도만은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1. 기사 A  (세계일보  단독기사)


'23일 업계에 따르면'으로 시작하는 기사는 오전 7시에 세계일보 홈페이지에 올라옵니다. 

모니터 화면을 찍은 듯은 이 자료를 세계일보는 어떤 업계를 통해 받아서, 오전 7시에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이 가능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기사는 중요합니다. 

 40일간의 사건 진행 기간을  통틀어, 실제 어도어가 작성한 문헌자료 원본이 이런 캡처 형태로 나온 것은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문건의 일부로 보이는 캡처사진에는 "경영권 분리시도 방안"의 목적 두 가지가 정리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목적이니 세 가지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 정리하려다가, 한 가지는 끝내 생각이 나지 않았는지 미완성으로 끝난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하이브가 확보한 어도어의 "경영권 분리시도 방안" 계획의 실체가 생각보다  허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만약 이 부분이 해당 문건에서 제일 구체적이고 치밀한 "경영권 분리시도 논의" 부분이라면?   하이브에서는 그 부분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을까요?

(주: 세계일보가 사용한  "경영권 분리시도 방안"이라는 용어는 적확합니다. 어도어의 경영권은 이미 민희진 대표의 것이므로, '경영권 찬탈'이란 애초에 성립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이 기사에서는, A 씨(이상우 부대표, AKA L부대표, A임원)가 하이브의 정보를 유출을 파악한 방법으로 

"전산정보로그기록"을 들었는데, 이것 또한 의미가 있습니다. 하이브가 감사정보를 입수하기 위한 수단으로, 회사 전산망을 이용했다는 뜻이고, 이상우 부대표의 거동이 회사 전산망의 감시하에 있었다는 의미니까요.



“우리 못 건드리게 하고…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 

걸그룹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의 '탈(脫) 하이브' 시도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어도어의 내부 자료에서 경영권 분리 시도 방안을 정리한 것으로 보이는 문서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일보 4월 22일 온라인판 ‘하이브,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경영진에 전격 감사권 발동’ 참조> 

세계일보가 확인한 이 문서는 ‘5. 목적’이라는 제목 아래 ‘하이브 안에서 우리를 못 건드리게 하고’,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고 씌어 있다. 

‘못 건드리게 하고’는 지분이 20% 밖에 없는 어도어가 하이브를 압박할 내부 자료를 확보한다는 뜻으로,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는 경영권 독립을 이루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민희진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A 씨는 올 초 어도어로 이직하기 직전 대량의 하이브 정보를 다운로드한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직 후에도 기업의 결산정보를 다운로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정보를 외부에 유출했다면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영업방해로 심각한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 

하이브 측은 이 같은 사실을 전산 정보 로그기록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사 출처, 원문 : 

https://www.segye.com/newsView/20240423502306




2. 기사 B  (머니 투데이 단독기사)


22일 "엔터업계에 따르면"으로 시작하는 기사는 포털사이트에,  23일 오전 8시 57분에 올라옵니다. 

원래 이 단독기사의 정보를 전달받은 시점이 22일 이전임을 알려줍니다. 

23일 오전이 가장 적합한 보도 시점이었을까요? 

단독 기사를 한 군데 언론에다 몰아주지 않는 "모 엔터업체"(취재원)의 언론 관리 업무방식을 보여줍니다.  


경제지 기사답게  전문용어로, 민희진 대표와 이상우 부대표의 혐의를  다룬 기사 내용은, 

아침에 기사를 접한 독자로 하여금. 어젯밤 내가 이 사건에 대해서 내린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게 해 줍니다.  

또한, 이 기사에는 금감원에 고발조치 당한 애널리스트 A씨도 언급됩니다. 



기사 원문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4042308451477838 




3. 기사 C (중앙일보 종합기사, 추가 취재?)

중앙일보의 보도는, 앞선 단독 기사 A, B와 비슷한 맥락이지만,  

A, B의 기사 내용을 앵무새처럼 반복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추가 취재를 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A, B 기사에서 한발 짝 더 나갔습니다. 

역시 '조중동' 아니.. '중조동' 인가요? 메이저 일간지의 저력을 보여줍니다.

  


출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4502#home 




그런데 오히려 C기사 내용을 보면, 

A, B기사의 내용이, 실제 내용보다 더 진지하고 심각한 상황으로 보이도록 포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듭니다. 

심각하게 기사를 작성했지만 결국은 이런 식입니다. 


현재 80%인 하이브의 어도어 지분을 팔게끔 유도하는 방안  

 =  우호적인 하이브 담당자를 섭외해서 압박한다는 것입니다...?!

(두 기사를 잘 교차해서 읽어보십시오)  


머니투데이에서는 " 싱가포르 투자청과  사우디 국부 펀드에게 인수하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했다"라고  기사화한 내용, 실제 문건에 적혀있던 내용은,  "G와 P에게 어떻게 팔 것인가 "라는 구체적인 계획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한 내용입니다.  "G"를 "싱가포르 투자청"으로 보고  "P"를  "사우디 국부펀드"를 지칭한 것으로 본 근거는 무엇일까요? 

만약 이러한 자료가,  하이브가 주장하는 민희진 대표의 "배임"의 근거의 최대치라면,  법원이 하이브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는 확실해 보입니다.. 


아니 그보다 애초에, 우리가 이 정보를  알 필요가 있을까요? 검찰의 피의사실 유포와 다르지 않은 행위입니다. 게다가 민희진 대표는 피의자 신분도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은 하이브의 주장이었을 뿐. 

 물론 카카오엔터가  GIC와 PIF의 투자를 받았고, 넉넉한 자금을 가지게 된 카카오가 SM을 놓고 하이브와 인수 경쟁을 벌였으니 이들이, 한국엔터업계와 무관한 기관들은 아닙니다. 하지만, G와 P 가 두기관을 지칭하는지는 확실치 않고, 만약 저들을 지칭한 논의자체가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이상한 것은 이 모든 내용들이 하이브에의  입맛에 맞게 가공되어 언론에 유출되었고 

언론들은 그대로 내보냈다는 것입니다.   


사실 기레기들을 많이 욕하지만. 내 입맛에 맞는 기사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황색 저널리즘 기사에도  취하게 되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회사 홍보부서에서 필요한 보도자료 하나도 주요 언론에  뜻대로 내기가 힘든 현실인데 

원하는 보도자료를  원하는 시간에 매체에서  동시에 쏟아내게 하는  

능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어떤 회사이던 간에요. 


 

4. 기사 D (중앙일보 종합기사, 추가 취재?)


이날 하이브의 박지원 대표가 하이브 구성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는 

"쿠데타 조기진압성공"선언의 느낌이 강합니다.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421/0007499139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이슈는 이때까지는 


지상파 9시 뉴스를 장식하는 뉴스가 아니었습니다. 

인터넷 뉴스와 커뮤니티에서만 떠들썩한 뉴스였습니다. 

 

다시 말해 이 사건은 


증권과 경제뉴스에 관심이 많은 사람,

인터넷 매체 뉴스에 관심이 있는 고관여자

커뮤니티 이용자들 사이에만 관심 있는 이슈였고, 

이 이슈에 관심이 있어서 따라온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순차적으로 뿌려진 뉴스의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사건은 조용히 마무리될 수도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 기억하는 

역사적인 기자회견이 있기 전까지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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