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나의 탓
피곤한 날이 지속되었다.
반차를 내고 단잠에 빠졌을 때 동생이 비명을 질렀다.
눈을 번쩍 떴을 때, 동생은 하얀 작은 막대기를 들고 소리쳤다.
이거 어쩌냐!
잠결이라 나는 동생의 손에 든 작은 막대를 초점 없이 보았다. 한참만에 그것이 애플 펜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중고나라에서 14만 원, 미개봉으로 샀던 내 애플 펜슬이 정말 야무지게 씹혀 있었다.
우리 아가가 젊은 혈기로 위아래 아주 힘차게도 씹었구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간신히 삽입한 펜촉은 역시 예상대로 반응하지 않았다.
그래, 펜슬을 사용하고 바닥에 내려둔 내 잘못이 크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그대는 잘못이 없소.
나의 탓이오.
삼십 분 단잠 가격은 14만 원이었다.
아주 비싼 단잠을 잤더랬습니다(어쩐지 꿈자리가 뒤숭숭하더라).
신청곡 ㅡ 성시경, 너는 나의 봄이다.
이제 보니 우리 아가 치아 배열이 아주 엉망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