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치즈에게

지능적인 녀석

by 윤자매

치즈에게


너에게 편지를 써.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순서대로 나열을 좀 해볼까 해.


1. 우리 밥 먹을 때 혹시 일부러 똥을 싸는 거니? 똥 냄새와 함께 싹싹 너의 모래 덮는 소리, 그게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반복적이야.


2. 똥 빨리 치우라고 종아리를 물거나 그래, 내가 백번 양보해서 아킬레스건 무는 것까지 이해할게. 그런데 나도 생활패턴이라는 게 있는데 새벽 네시에 무는 건 좀 그래. 매일 아침 7시 반에서 8시 사이에 똥을 치우고 있으니까 너도 배변 시간을 좀 조율해보는 건 어떨까? 인간적으로, 아니 고양이적으로(?) 내가 퇴근하고 와서도 바로 치우잖니.


3. 그리고 이건 정말 너의 해명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야. 정말 의도적이라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아. 우리가 말하면 꼭 그다음 날 그 일이 벌어지더라. 두 가지 상황을 말해볼게.


“요즘 치즈 두루마리 휴지 찢어놓지 않는다.” > 다음 날 바로 화장실 휴지 난도질

“요즘 치즈 이불에 오줌 안 싸네.” > 다음 날 바로 오줌 싸놓음. 치사하게 치즈 자는 이불에는 절대 오줌 싸지 않음.



치즈야, 네가 스트레스 때문에 오줌을 쌌다면 그건 우리의 잘못이 분명 있을 거야, 그런데 그것도 새벽에 오줌 싸고 네 오줌이 너의 발을 적셨는지 우리 얼굴에 소변 터는 건 진짜 너무하지 않았니? 그러더니 화장실 따라와서는 내가 세수하려니까 그 물에 네 발 닦더라? 그것도 여러 번 수도에 발 들이밀면서 꼼꼼하게도 닦더라. 너도 더러워서 닦는 네 오줌을, 너 진짜 양아치니?

예쁘면 다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