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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자매 Mar 30. 2022

트럭에 실린

오래 보아온 금은방이 있다.


스마트워치를 차기 전에는 종종 시계 건전지 교체를 하러 들르곤 했다.

인상 좋은 사장님께 시계를 맡기면


“내일 오세요.”


나는 그 말이 참 좋았다. 내일 오라는 그 말이.


낮에 우연히 보았다.

트럭 짐칸에 실린 금은방 간판을.

그리고 깨끗이 정리된 금은방 내부를.


제법 넓다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좁았다.


하나씩 상점 문이 닫히고 있다.

마음이 이상하다.


반갑게 맞아주던 인상 좋은 사장님을 이제 뵐 수가 없다.

맡길 시계는 없지만

괜스레 손목이 허전하다.


휴대폰으로 접수를 하고

휴대폰으로 일정 안내를 받고 있는 지금


나는 무언가 허전함을 느낀다.


“내일 오세요.”


그 말이 너무 듣고 싶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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