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보아온 금은방이 있다.
스마트워치를 차기 전에는 종종 시계 건전지 교체를 하러 들르곤 했다.
인상 좋은 사장님께 시계를 맡기면
“내일 오세요.”
나는 그 말이 참 좋았다. 내일 오라는 그 말이.
낮에 우연히 보았다.
트럭 짐칸에 실린 금은방 간판을.
그리고 깨끗이 정리된 금은방 내부를.
제법 넓다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좁았다.
하나씩 상점 문이 닫히고 있다.
마음이 이상하다.
반갑게 맞아주던 인상 좋은 사장님을 이제 뵐 수가 없다.
맡길 시계는 없지만
괜스레 손목이 허전하다.
휴대폰으로 접수를 하고
휴대폰으로 일정 안내를 받고 있는 지금
나는 무언가 허전함을 느낀다.
“내일 오세요.”
그 말이 너무 듣고 싶은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