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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자매 Jan 02. 2023

코로나, 너란 녀석


동생에게 심한 감기 증상이 있었고 바로 코로나 간이 진단 검사를 했다.


양성.


선명한 두 줄을 보고 우리 자매들은 자체 격리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동생이 혼자 방으로 갔다.


다음날에는 막내가, 그다음 날에는 내가 들어갔다.


그리고 삼일  되는 날에는 우리 넷 모두,  같이 방을 쓰기에 이르렀다.


누가 예외랄 것도 없이 모두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살면서 이렇게 아팠던 적이 있었던가.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막내는 2kg, 나는 1.5kg이 빠졌다.


너무 아파서 어디가 아픈지도 모르겠더라.


지금까지 한 번도 코로나에 안 걸렸던 나는 사실 안 걸릴 줄 알았고


코로나 증상에도 독감이려니 했다.


언니가 코로나에 걸렸을 때도 아무도 걸리지 않았기에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다.


정말 나는 안 걸릴 줄.


그리고 코로나에 걸리고 드는 생각은


글감이 생겼다는 사실이었다.


그 와중에도 이 생각을 하다니 장하다.


일주일의 격리 끝에 삶이 이렇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계획들, 나의 일상이 그렇게 순식간에 정지되고 나니


허탈한 마음보다는 이게 인생이고 이게 삶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한 이치를 다시금 깨닫는 시간이었다.


이런 시간을 겪어야 현재의 삶이 감사해지거든.


나란 인간, 이런 일을 겪어봐야 감사하고 또 감사하지.


주어진 행복을 그냥은 또 내가 모르거든.



코로나, 반가웠다.


근데 또 보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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