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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자매 May 17. 2023

미안해요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싫어한 적이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가 없다.


그냥 그 사람이 싫었고

나는 그걸 또 티를 냈던 것 같다.


좋아하는 마음도 속일 수 없지만

싫어하는 마음도 감출 수 없다, 나란 사람은.


그래서 정색을 했던 것 같고

얼굴을 굳혔던 것 같다.


이건 정말 나쁜 행동이라 생각하고

나의 행동이 부끄러워

후로는 그러지 않았지만


그분이 퇴사를 하고

그때의 내 행동이 못내 미안했고 죄스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내가 뭐라고 누군가를 그렇게 일방적으로 싫어하고

티를 냈는지 너무 부끄러웠고


누군가 나에게 그런 표정을 보내면

순간적으로 기분은 나빴지만

나는 그때의 내가 생각났다.


그래, 나는 당해도 싸지.


괴롭히고 나쁜 말들을 해대고

그것만 폭력이 아니다.


눈빛, 표정, 몸짓

그 모든 것들이 폭력이었고 상처였는데

그때는 그것을 몰랐다.


내가 그분을 바라본 그 표정과

말 그대로 싫은 티, 그것들이 정말 나쁜 것이었다.


미안해요, 잘못했어요.

그때의 못된 내 표정과 눈빛을 절대로 잊지 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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