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야.
처음 네가 집을 나갔을 때
나는 문밖에 너를 잡아서는
씻기고 다시 집안으로 들였어.
길냥이인 너를 데려온 거지만
그래도 적응 잘하길래 좋았어.
그렇게 10개월 넘게 잘 지냈고
열린 창문으로 나간 네가
1박 2일 외박을 하고
그 후로는 문만 열리면 외박.
그럼 다시 데리고 들어오기를 반복하다가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나에게 묻게 되더라.
억지로 데리고 오지 않고 그냥 두니
날 보면 잡히지 않으려 도망치던 너도
이제 더는 그러지 않더라.
너는 밖이 좋았구나.
자유를 느끼며
집 밖에서 그게 좋았구나.
표정도 훨씬 편안해진 너를 보니
내가 더 행복하더라.
여전히 밥도 잘 먹고
츄르를 좋아하는 너를
왜 나는 집에 가두려 했을까.
알겠어, 네 마음.
나는 딱 너의 집사로만 있을게.
널 소유하려 하지 않을게.
어쩐지 집 앞 길 위에 앉아 있는 네가
굉장히 멋져 보인다.
너의 길이
오늘따라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