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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자매 Nov 17. 2023

발가락 다섯 개

주워들은 이야기


정형외과 전문의 선생님 이야기.


마산에서 일하고 있을 때, 한 70대 할머니가 찾아오셨다고 한다.


인공관절 수술을 해달라던 할머니.


대신 조건이 있다고 하셨단다.


“나 사실 발가락이 여섯 개야. 우리 영감도, 자식도 몰라. 죽을 때 앞두니까 이게 너무 신경 쓰여.

내가 먼저 가게 되면 영감도 그렇고 자식들도 그렇고 놀랄 것 같고, 그냥 보여주기가 싫네. 마취하는 김에 이 발가락 수술 좀 해줘,“


그런데 발가락이 6개인 것은 기능적으로 문제가 전혀 없기에 수술을 해드리지 않았다던 선생님.


누군가는 그게 뭐라고 하겠지만


내가 그게 뭐니까 하고 싶은 거잖아.


뭔가 듣고 나니 마음이 먹먹해지더라.


할머니는 다섯 발가락을 가지고 싶으셨고


그걸 가족들이 몰랐으면 싶으셨고.


그러다 문득 엄마도 우리가 물랐으면 싶으신 게 있는지 궁금해졌다.


엄마가 말해줄 리 없지만 혹시 말해준다면


나는 암씨롱도 안혀다고 말해주고 싶다.


나는 암씨롱도 안혀,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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