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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자매 Oct 11. 2023

엄마가 아프다

밭일을 무리하더니 엄마가 결국 병이 났다.

죽은 입에도 대지 않던 분이 죽을 드셨다.

밥을 넘기기 힘들다고 하셨다.

무리해서 병이 나니 나는 화가 났다.

생계도 아닌데 왜 그렇게 힘들게 일을 하냐고 여러 번 말해도 소용없었다.

아픈 엄마를 보니 화가 너무 났다.


그런데 내가 그러더라.

내가 그렇게 무리해서 일을 한다.

운동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항상 몰입해서 몸이 탈탈 털리도록 한다.

어쩔 수가 없더라고, 성격이더라.

제어가 안되더라고.

나는 엄마를 쏙 닮아 있었다.


삼촌이 전화를 하셨다.

누나가 아프다는 얘기를 듣고 전화를 하신 것이다.

혈육이 있다는 건 이런 거구나.

서로의 안부를 살피고 걱정해 주는,

혈육은 참 좋은 거구나 싶었다.


삼촌의 전화를 받고 엄마가 달력에 적으신 것을

동생이 발견하고 공유를 해주었다.


보고 한참을 웃었네.

잊지 않으려고 저렇게 달력에 기록을 해두신 것 같다.

몸을 아끼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나도 잘 안 되는 걸 우리 엄마가 될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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