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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자매 Oct 19. 2023

쓸모없는 비

최근에 아팠던 아빠가 퇴원을 하고 우리 식구들은 고기를 먹으러 갔다.


갑작스러운 비에 밥을 다 먹고도 앉아 있는데 옆좌석에서 하는 대화가 들렸다.


“이건, 쓸모없는 비야.”


쓸모없는, 그 부분에 왜 나는 서글픈 마음이 들었을까.


아마도 농사에 아무 도움 안 되는 비라고 하신 건데 그 비유가 왜인지 서글프더라고.


쓸모없고, 쓸모 있고.


나는 그 이분법이 싫더라고.


모든 것들은 다 가치 있다, 그게 맞다.


나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믿는다.


이 비는 쓸모없지 않다.


이 비도 값진 비야, 누군가는 반기는 비야.


오늘의 비, 반가웠다.


그러니까 서운해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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