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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자매 May 12. 2024

김밥을 쌉니다

나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김밥을 싸주고 싶어 한다.

그게 동성이든 이성이든 무관하지 않아.


손이 빨라 김밥을 빨리 싸거든.

초등학교 때부터 김밥을 싸서

어떻게 하면 여느 엄마들처럼

김밥을 예쁘게 싸는지 엄청난 연구를 했다.

엄마는 일찍부터 출근을 하셔서

내가 김밥을 싸야 했기에

서투른 티를 내고 싶지 않았다.


나는 내가 싼 김밥을 맛있게 먹어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더라.


오늘 새벽, 출근 전 김밥을 쌌다.

그리고는 배달을 했다.

좋아하면 배달까지 한다.


좋아하는 선생님이 계시다.

찾아뵈면

행여 배고플까 싶어

떡이며 과일이며 준비하시고는

차를 내어주신다.


오늘 선생님이 출타 중이셔서 야외 테이블에

김밥과 커피를 놓고 왔다.


선생님이 안 계셔서

내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주 보며

김밥을 주는 건

왜인지 창피해, 부끄러워.


오늘의 김밥은

평소보다 맛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약간 속상하지만

맛보다는 마음이니까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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