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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자매 May 13. 2024

부끄러웠다, 속상했다

주말에 동생과 운동을 하는데

말투 때문에 기분이 상했다.


운동이 끝나고

동생에게 기분이 상했음을 말했고

동생이 조심하겠다고 했다.


결국 나의 자격지심이 문제.

나의 부족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지.

못난 언니가 가진 컴플렉스 같은 것이다.

동생이 나를 무시하는 것은 아닐까.

나를 우습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의 못남을 이렇게 인정하는 셈이다.


그런데 그다음 날

동생이 힘든 일을 겪었음을 알았다.


동생의 입을 통함이 아닌

동생의 글을 통해 알게 되었다.


주말 운동 바로 전날

힘든 일을 겪었는데

말도 안 하고 혼자만 삭히고 있었던 것이다.


전혀 티를 안 내서 몰랐다.

힘들었을 텐데 운동 일정도 취소하지 않았다.


새벽 2시까지 잠도 못 잤다는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내 감정만 살폈던 것 같다.


어제 잠을 설쳤다.

잠을 이루지 못했다.

미안해서 못 잤고

부끄러워서 못 잤다.


나는 힘든 일이 있으면

이랬다, 저랬다 다 말을 한다.

그러면서 감정도 풀리고 하는데

생각해 보면 동생은

직장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저랬다

말을 하지 않았다.


몇 달이 지난 후에

그런 일이 있었다

담담하게 말하고는 했다.


아무리 동생이 ‘T’ 성향을 가졌다지만

나는 이번 일로

동생에게 부끄럽고 너무 미안했다.


동생 표정이 평소랑 다르게 좋지 않았음에도

무슨 일이 있었냐 물어보지 않았고

그저 이 언니를 무시하는 건가에

급급해서 내 기분만 살폈다.


동생이 그런 일을 당했다고

뒤늦게 듣는데

가슴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나였다면 과연 감당할 수 있었을까 싶었다.

이기적인 내 모습이 부끄럽고 속상하다.


정말 식상한 말인 거 아는데

그래도 하고 싶다.


오늘 당신의 입에서 나온 그 말들이

상대의 하루를 빛나게 하기도 하고

상대의 하루를 시궁창에 처박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내 가족이

오늘 하루 어떤 말을 듣기를 바라시나요?

그 말을 꼭 당신이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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