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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자매 May 15. 2024

우리들의 부업

주말이나 공휴일에 가족들이 모여서 하는 꿀알바가 있다.

부업인데 바로 볼토피어리 귀를 만드는 일이다.

2시간 정도 작업을 하는 것 같다. 그 시간이면 100쌍의 귀를 만들 수 있다.


먼저 물에 불린 수태를 엄마와 언니가 잔여물 분리 작업을 한다.

제법 깔끔해진 수태를 엄마가 적당량 덜어 물기를 짜내어 철사를 끼워 우리에게 넘겨준다.

그럼 우리 셋이 앉아서 낚싯줄로 단단히 감아 모양을 만든다. 토끼 귀를 만들기도 하고 곰 귀를 만들기도 한다.


돈 버는 것도 재미있지만 가족끼리 담소를 나누는 것도 의미가 있더라.

한 집에 산다고 해서  가족끼리 이렇게 긴 대화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같은 공간에서 같은 목적을 가지고 앉아있는 일 역시 쉬운 일이 아니야.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니 좋더라. 대화는 끊이지 않고 웃음도 끊이지 않는다.

물론 피곤할 때에는 그냥 그만 끝내고 자고 싶기도 하지만 그런 시간보다는 좋은 시간들이 더 많은 것은 분명하다.


볼 토피어리는 원예 수업에 쓰이고 있는데 누군가 내가 만든 귀를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그것도 기분이 좋다.

지금 나의 긍정 에너지를 팍팍 넣고 있으니 누군가는 그 에너지가 전달되기를 바란다.

많이 넣었다, 팍팍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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