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이름은 기순이. 일어날 기, 순할 순(고기를 워낙 좋아해서 성이 조씨는 엄마를 아빠는 고기순이라고 놀려댔었지).
이름 짓기 전까지는 뚜껑이라 불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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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아이가 죽어서 건강하게 오래 살라고
가마솥뚜껑에 아이를 받았다고 한다.
엄마 위로 낳은 딸도 네 살 만에 죽고
아들은 일주일 만에 죽었다고.
그 네 살 만에 죽은 딸은 아주 똑똑했다 하시는데(여기서는 정말 장난치면 안 되는데, 왜 일찍이 돌아가신 분들은 더할 나위 없이 똑똑하고 더할 나위 없이 착할까, 그래서 내가… 그래서 엄마가)
자꾸 죽으니 솥뚜껑에 받았다니.
아니 그 무거운 가마솥뚜껑에 아이를 받으려 생각했다는 그 정성이 대단하다.
뚜껑이었다는 엄마의 네임아웃 아닌 네임아웃을 들으며 옛 분들의 마음이 느껴지더라.
얼마나 살리고 싶었으면, 그것도 오래 살아주기를 너무도 바랐기에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고 싶었을 것 같아.
우리 엄마를 뚜껑에 받아주셔서 엄마는 아주 건강하시다.
엄마랑 산에 간 적이 있는데 시간이 지체되어서
함께 막 뛰다시피 산을 내려왔지.
휙, 하고 지나가니까 추월당하신 한 남자분께서 우리를 향해 말씀하시길
“역시, 젊은 게 좋아.”
뒤돌아 보니 우리 엄마보다도 훨씬 젊어 보이시던데.
우리끼리 장난으로 그랬다.
엄마, 절대로 뒤돌아 보지 마, 저분 놀래실라.
우리 엄마 가마솥뚜껑에 받아주신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엄마에게 담은 그 마음이 여기까지 전달되었어요.
저도요, 누군가에게 그렇게 마음을 담아서, 간절함을 담아서 값진 일을 하는 사람이 될게요.
나의 마음도 그렇게 오래도록 전달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