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림없다

by 윤자매

분명 내 기분은 이전부터 안 좋았을 것이다.


일기를 열려고 하는데 열리지 않아서

하마터면 잠금장치를 부술 뻔.


괜히 일기장에 화를 내고

이 비싸기만 한(?) 죄 없는 일기장에 분풀이를 했지 뭐야.

견고해서 좋다고, 종이도 만년필에 비치지 않아 좋다고, 선물 받았을 때에는 그렇게 좋아해 놓고는

막상 일기장이 열리지 않자

그냥 화가 막 나는 거야.


자세히 보니

잠긴 적 없는 일기장의 숫자가 미세하게 돌아갔더라.

000이 아니라 001 이렇게 되어 있더라고.


그리하여 나는 1을 다시 0으로 돌리고는

아주 매끄럽게 일기장을 열었지.


조금만 더 늦었다면

아마도 열리지 않는 내 일기장을

힘으로 어떻게든 뜯어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나란 여자는.


요즘 불쑥불쑥 화가 올라오고 있다.

그렇다면 처방이 필요하지.


쉬어야 한다.

쉼이 필요하다.

쉬자, 쉬고 좀 마음을 달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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