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할게

by 윤자매

2년을 널 욕했어, 겨울마다 너를 비난했지.


너를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해.

쿠*에서 너를 아주 저렴하게 샀다고 내가 얼마나 기뻐했던지.

받자마자 켜봤는데 너는 너무 따뜻한 거야, 어찌나 행복하던지.

그런데 얼마 못 가서 자꾸 꺼지는 거야.

그때부터 시작이었어.

나는 너를 매일 욕했어. 싼 게 비지떡이구나 싶었어.

켜면 꺼지고 이렇게 반복되니까 나중에는 화가 폭발해서 상자 안에 넣어 버렸지.

긴 시간 너무 무서웠지, 미안해.


그러다 다시 겨울이 왔고 나는 너를 떠올렸어.

혹여 다시 잘 켜질까 싶어서 꺼냈는데

다시 꺼지는 거야, 속상했어.

제대로 사용도 못했는데 너를 다시 상자 안으로 넣어야 하나 고민했지.

그러다 너를 유심히 봤는데

왜 너의 상표가 거꾸로 보일까? 내 눈이 이상한 것일까?


그제야 나는 깨달았어.

너에게는 정말 아무 잘못이 없다는 것을 말이야.

나는 너를 거꾸로 세운 줄도 모르고 너를 비난했던 것이지.

온전한 나의 책임을 너에게 다 돌리고.


미안해, 그 긴 겨울을 너를 비난했던 지난 시간들을.

미워한 그 시간을 사죄하는 마음으로

매일 너를 사랑해 주고 아껴줄게.


어리석은 나를 용서해.

지난날의 아픔을 네가 치유받을 수 있도록

아낌없이 사랑해 줄게.


잘할게, 진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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