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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라네 Feb 26. 2024

사라진 존재의 존재 가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관내분실' 비평


   한 사람이 이곳에 남기고 가는 건 너무나 커서 타인의 죽음에 대해 모든 사람들은 불안감과 상실감을 느낀다. 그러나, ‘마인드’라는 한 사람의 일생에 이르는 너무나도 막대하고 깊이 있는 정보로 이루어진 가상 시스템은 죽음 이후에 타인이 이를 찾으면 고인의 실재와 같은 모습으로, 같은 가치관으로 그를 맞이해 줘 그들의 부재에 대한 불안감과 상실감은 더 이상 없다 한다. 실제로 이것이 존재한다면 어떨까. 누군가를 잃는다는 두려움이 정말 없어질까. 관내에서도 그들의 삶이 이어질까. 또는 고인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더는 볼 수 없는 이를 그것을 이용하여 볼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들은 뒤로 한 채 근본적인 것들을 되새겨 반추한다. 꼭 고인이 아니어도 우리를 스쳐 지나가는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존재 가치를 지닌다. 또 그들의 작은 몸짓으로 많은 것들을 파생시켜 어떠한 의미를 지닌다.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인 우리에게 인간관계는 너무나 소중하다. 지금 내 곁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며 남아있는 이들은 어떠한 단어들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귀하다. 이들뿐 아니라 아직 어린 나이지만 나를 스쳐 지나가 앞으로는 만날 수 없는 이들도 몇 있다. 그들 또한 나에게 어떠한 의미를 주고 나와 꽤나 깊이 있는 관계를 맺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그들은 내게서 희미해져 그 빛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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