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그려낸 무늬가
너무도 굴곡져있어
나의 이 한 뼘 만한 무늬는
파도치면 흐트러질 모래사장 속 무늬가 된다
가파른 절벽들의 깊이에
너의 시간이 겹겹이 쌓여
무수히 많은 음각과 양각을 새기고
그렇게 도드라진 무늬가
살며시 손을 대기만 했을 뿐인데도
선명하다
매끄럽게 그려가던 나의 무늬가
너의 조각 어느 한 편을 차지하게 될 지
알 수 없지만
나는 너의 무늬에 들어가
비바람에 매몰되지 않고
나의 두 발로
네가 만든 산을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