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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마음에 응어리를 지우지 말아라

서로 많이 다투고 싸우더라도 남의 마음에 응어리를 지우지는 말아야 한다!

by 신정수

서로 많이 다투고 싸우더라도 남의 마음에 응어리를 지우지는 말아야 한다. 그리고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선(線)은 절대 넘지 말아라!


고타소 공주는 신라 태종무열왕의 장녀이자 문무왕의 여동생이다. 남편 김품석(대야성 도독)과 함께 백제와의 접경지에 있는 대야성에서 지냈는데, 백제의 침공으로 그만 대야성이 함락될 위기에 놓이자 김품석이 아내인 고타소 공주를 죽이고 본인도 자살했었다. 그리고 이 부부는 백제의 감옥 바닥에 파묻히는 모욕을 당하게 된다.


물론 이 사건은 지난날 신라가 백제 성왕을 죽인 일에 대한 복수로 자행된 것이지만, 이 때문에 고타소의 아버지인 김춘추(태종 무열왕)와 오빠 김법민(문무왕)이 백제에 깊은 원한을 가지게 된 것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이 당시 김춘추는 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하루 종일 정신 나간 사람처럼 기둥에 선 채로 멍하니 있었으며, 당시 앞에 뭔가 사람이 지나가도 알아채지 못했고, 이후 정신이 돌아오자마자 백제를 반드시 멸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것이다. 이에 직접 고구려, 왜, 당나라를 차례대로 방문해 동맹을 타진하게 되는데, 결국 당나라 당태종이 이를 수용해서 그 유명한 나당동맹이 결성되어진 것이다.


나중에 나당연합군이 백제의 수도 사비성을 함락시키고 백제의 태자 부여융을 사로잡자 당시 신라 태자였던 김법민(문무왕)은 부여융의 무릎을 꿇리고서 침을 뱉은 뒤 “네 아비는 나의 여동생 김고타소를 참혹하게 죽이고 옥 중에 묻어 나로 하여금 20년이나 마음을 아프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였다.”라고 말하였다.

남의 마음에 응어리를 지우지 말아라.jpg 성벽 전투(그림:.ebs.co.kr/)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서, 백제가 대야성 전투에서 신라를 타격 시 엄청난 무리수를 두어 김춘추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응어리를 만들어 복수심을 갖게 만들었던 것이 오히려 백제의 패착일 수가 있었던 것이다. 특히 과거의 전투는 군사들의 사기, 심리전 등이 어쩌면 무기, 군량미, 군사의 수 등의 물질적인 것보다 더 큰 변수로 되기 쉬웠는데, 백제가 신라인에게 엄청난 응어리를 줌으로써 신라 백성들의 공분을 산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오늘날에도 사람 사는 세상은 비슷하지 않은가? 상대방에게,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서, 심한 상처를 준다든지, 도저히 해서는 안 될 말을 한다든지 하는 등의 행동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상대방에게 어쩌다 잘못하여 물질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큰 손해를 입혔더라도 최소한 넘지 말아야 할 선(線)은 더 이상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이 최소한의 선(線)을 넘으면 사고성의 큰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고, 사과·사죄 등으로 회복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설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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