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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리를 청하라

어디서도 항상 낮은 자리를 청하라!

by 신정수


어디서도 항상 낮은 자리를 청하라!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디에 가든, 항상 자신의 능력보다 낮은 자리를 원하고 청하여라! 아니, 낮은 자리를 청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을 가져라.


보통 인간에게는 사회적 평균의 수준보다 높은 자리(직책이나 지위)에 대한 선망, 이기려고 하는 욕심, 과시하려는 욕심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러한 욕심이 과하다 보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높은 자리에 앉았는데 일을 잘 처리할 줄을 모르면, 아랫사람, 특히 실세에게 밀려 큰소리치기도 어렵고, 목소리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은 개인적으로나 조직적으로도 많은 스트레스와 비효율을 가져다주며, 만성 체증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자신의 허접하고 작은 실력에도, 마치 조직을 구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 자리에 욕심을 부리는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되겠다.


차라리 자신의 능력보다 낮은 자리(지위)를 청하여 앉으면, 비록 좀 폼은 나지 않지만, 마음 편하고, 그 자리를 감당하기에 충분한 역량이 있으므로, 목소리에 힘도 생기고, 나아가 맡은 일이 즐거워질 수도 있는 것이고, 또 그 지위도 너의 역량에 따라 점차 자연스럽게 상승되어져 갈 것이니 별로 걱정할 것이 없다.


이러한 문제를 개인적, 조직적 유불리를 떠나서, 당위론 측면에서 한번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사람은 본시 겸손한 태도에서 가장 많은 잠재 에너지(일을 잘 할 수 있는 총체적 능력)를 보유할 수 있으며, 겸손하지 못하고 남들에 으스대는 스타일에서는 에너지가 입이나 행동으로 이미 많이 방출되어버리기 때문에 그 에너지의 양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들은 비단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보리도 익으면 머리를 숙이는 법이다”라는 말과도 통한다. 사람은 항상 겸손해하고, 겸허한 언행을 보여주고, 너무 나서지 않고 자중해야 마땅하며, 당연히 남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주는 것이 진정 상대방을 위하는 도리이며, 너를 완성시켜주는 키(열쇠)이기도 할 것이다.

낮은 자리를 청하라.JPG 낮은 자리를 원하고 청하라(그림: leyform.com)


객관적인 측면을 보더라도, 사람의 사회적 지위는 위로 갈수록 위태로워지는 법이다. 일반 회사나 공기업이나 간에, 일반 직원들보다 임원들이나 CEO들이 빨리 그만두는 법이다. 또 스포츠계에서도 보면 일반 선수들보다 감독이나 코치들의 근속 수명이 더 짧은 편이다. 정년이나 은퇴의 문제를 떠나서도, 높은 지위는 그만큼 책임질 일이 더 많아지고 그에 따른 위험도가 증가하고, 그 근속 가능한 일수도 짧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본능적으로 빨리 승진하고 싶고, 빨리 군림하고 싶고, 빨리 위로 올라가고 싶은 욕심이 당연히 있을 것이다. 물론 위로 올라가도 무슨 특별한 그 무언가가 있는 것이 아닌데, 막연히 위에 올라가면 무슨 보물이라도 있는 것처럼 혹은 세상을 다 가질 수 있는 것처럼 집착한다.

만약 네가 이러한 승진에 대한 욕구를 억누를 수 있다면, 그래서 낮은 자리에서도 내공을 쌓아가며 최선을 다할 수만 있다면, 너의 명성은 언젠가는 잘 알려질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것이다. 개인의 내공이라는 것은 스스로 잘 충만하게 되면 언젠가는 터지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아마 네가 바라던 큰 몫을 분명 해낼 것이다.


또한, 어떤 회의장이나 미팅 룸에 가서 자리에 앉을 때도 가급적 제발 먼저 상석(上席)에 앉지 마라, 상석은 양보하고 뒷좌석(보통 낮은 사람들이 많이 않는 자리)이나 중간 정도의 자리를 먼저 선호하여라. 그게 미덕이고 양보이고 도리인 것이다. 또한, 승용차에 여러 사람이 같이 탈 때도 가능한 한 뒤쪽 아랫사람이 앉는 자리 혹은 다소 불편한 자리를 먼저 자처하여라. 먼저 좋은 자리나 편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남에 대한 배려도 아니고, 경우에 따라서는 꼴불견일 수도 있다.

이렇게 지위나 자리는 위, 아래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자신에게 맞는 자리 혹은 그보다 좀 낮은 자리가 항상 제일 편안하고 좋은 자리이며, 그것은 또한 상대방이나 조직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거니와, 마땅한 도리이기도 하다.

또한 낮은 자리에서는 자기 내면과 실질적인 것에 보다 충실하기가 용이할 것이며, 어차피 나중에는 다른 사람들이 너를 억지로라도 떠밀어 올려 높은 자리에 앉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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