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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데를 보고 오늘을 버텨라

큰 뜻을 품은 자는 현실의 많은 곡절과 격랑에도 결코 굴하지 않는다!

by 신정수

나중에는 다 잘 될 것으로 생각하고 오늘을 잘 버티어내어 결국 성공을 거두어내는 사례들을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축구, 야구, 기타 구기 종목의 스포츠에서도, 보통은 수비를 잘하는 팀이 공격을 잘하는 팀을 이기는 경우가 더 많다. 즉, 창과 방패가 싸우면 주로 방패가 좋은 쪽이 더 유리한 것이다.

이것은 아마 방패는 기본이고 창은 옵션과 유사한 성격을 가지기 때문일 것이다. 즉, 옵션이 없으면 좀 불편하기는 하여도 치명적이지는 않으나, 만약 기본적인 요소가 없어지면 팀 전체의 존립 자체가 어려워지는 원리와도 유사할 것이다.


과거나 오늘날이나 전투에서도 수비가 더욱 중요하고 어렵다. 예로부터, 성벽을 공격할 때 공격하는 측이 수비하는 측의 3배 이상의 병력이 있어도 힘들다고 하였다. 힘든 것뿐만 아니라 그렇게 많은 병력을 동원하더라도 병력의 막대한 손실(피해)을 각오해야 성벽을 감히 공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손자병법에서도 성을 공격하려면 최소한 3개월 이상의 장기간 준비가 필요하다고 할 정도로 공격자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다. 그만큼 공격보다는 수비가 적은 병력과 물자를 동원하고도 효과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책인 것이다.


고대부터 내려오는 견벽청야(堅壁淸野) 혹은 견벽거수(見辟擧守) 라는 전술이 있다. 영어로는 Scorched Earth(청야전술)라고도 한다. 이 전술은 적들이 쳐들어오는 경로상의 들판의 곡식이나 작물, 가옥, 식수 등을 모조리 깨끗이 비워서 적들에게 식량이나 식수 공급처를 없애는 전술로써 세계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하게 구사된 전술이다.

먼 데를 보고 오늘을 버텨라.jpg Scorched Earth(그림: en.wikipedia.org)


러시아가 나폴레옹을 상대할 때 바로 이 청야전술로써 모스크바를 비우고 후퇴함으로써 마침내 약화된 나폴레옹 군을 철저히 격퇴한 바도 있었고, 제2차 세계대전 때에는, 1941년 독일이 독소 불가침조약을 파기하고 바르바로사 작전을 펼쳐 소련을 침공한 ‘독소전쟁’에서도 소련이 이 청야전술을 주효하게 활용하여 승리한 바도 있었다.


우리 역사에서는 고구려가 수나라와 당나라를 대적할 때 그리고 고려가 거란을 맞아 대적하여 싸울 때 요긴하게 사용하여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전술이기도 하다.

삼국지에서는 조조가 여포와의 싸움에서 견벽청야 전술로 성을 수비하고 보리를 거두어들여 들판을 비움으로 결국 유리한 형국을 조성해 전쟁에서 승리했고, 천재 책략가 제갈량의 5차례나 되는 엄청난 북벌 공격에도 견벽청야로 맞선 사마의의 이야기도 유명하다.

사마의는 제갈량처럼 천재적인 능력은 없었지만, 오직 공격은 하지 않고 지혜롭게 굴면서 수비만을 행함으로써 제갈량을 지치게 만들었고, 결국 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으며, 자신의 손자 대에 가서는 천하통일까지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 인생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오늘이 아무리 힘들어도, 먼 데 희망을 가지고, 꿈을 이루기 위해 꾹 참아내고 견디어내면 결국 언젠가는 좋은 기회가 찾아오고야 마는 것이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우리 응원팀인 붉은악마의 함성과 함께 등장했던 응원 구호가 바로 “꿈은 이루어진다!”이다. 이러한 플래카드의 기치 아래 우리나라는 당시로서는 기적과 같았던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이루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문득 러시아의 위대한 작가(시인)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시가 생각난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말라!

슬픈 날은 참고 견뎌라. 기쁜 날이 오고야 말리니 ~ (후략)”


무릇 큰 뜻과 원대한 계획을 품은 자는 현실의 많은 곡절과 파동에도 결코 굴하지 않을 것이고, 도중에 터무니없고 가당치 않은 일, 그야말로 황당하거나 충격적인 일을 당해도 결코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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